퇴장하는 류호정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 정의당 류호정 의원(27)이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극우사이트에서는 그의 복장을 비난하는가 하면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는 것에 감사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분홍색 계열의 원피스 차림으로 참석했다.

류 의원은 자신의 복장에 대해 “본회의 때마다 중년 남성이 중심이 돼 양복과 넥타이만 입고 있는데, 복장으로 상징되는 관행을 깨고 싶었다”라며 “회의의 권위는 양복으로 세워지는 게 아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옷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2030429p2603031_P4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003년4월 국회 본회의장에 정장이 아닌 흰색 바지에 캐주얼 차림으로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비판과 옹호의 발언이 상충되고 있다. 일부 친문 지지 성향 사이트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는 류 의원에 대한 도넘은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5일 오전 페이스북 그룹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모임’에 류 의원의 복장 사진을 올리며 “본회의장에 술값 받으러 왔냐”고 적었다. 일베에서도 류 의원을 향한 성희롱적 발언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나는 류호정 의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적으면서도 “하지만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옹호했다.

정의당 이정미 전 의원도 “뭘 입든 무슨 상관?”이라는 글로 “21세기에 원피스로 이런 범죄에 노출된 채 살아가야 한다니 정말 이럴 때 기분 더럽다고 하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미친XX들 국회복이 따로 있냐”라면서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한편 국회의원의 복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제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2003년4월 국회 본회의장에 흰색 바지와 회색 셔츠, 재킷 차림의 캐주얼한 복장으로 등장해 ‘백바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unj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