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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스포츠서울 문상열 기자]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은 2020시즌 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 후보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신시내티 레즈를 꼽았다. 김광현이 가세한 세인트루이스는 디펜딩 지구 챔프. 신시내티는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전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했다. 게다가 선발 로테이션마저 안정돼 있어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킬 팀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신임 데이비드 로스 감독이 이끄는 시카고 컵스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여파로 경기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5경기 밖에 치르지 못하고 있어 향후 일정이 더블헤더 등으로 파행적 운영이 불가피하다.
컵스는 13일(한국 시간) 현재 12승3패(0.800)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야구 분석사이트 팬그래프스(fangraphs)는 이날 현재 컵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97.2%로 예상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떼논 당상이라는 뜻이다. 60경기 초미니 일정이라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도 적다. 초반 15경기에서 12승3패의 초고속 출발은 1970년 이후 최고 성적이다. 컵스의 초반 15경기 최고 성적은 1907년 13승2패였다. 1907년에는 월드시리즈를 제패했고, 1970년에는 당시 동부지구 6개팀 가운데 2위로 주저 앉았다.
컵스는 2016년 108년 동안 이어졌던 ‘빌리 고트의 저주’를 무너 뜨리고 월드시리즈를 탈환한 바 있다. 조 매든(현 LA 에인절스) 감독이 부임하면서 구단 창단이래 월드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처음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쾌거도 이뤘다. 그러나 지난해 84승78패로 지구 3위에 그치자 매든 감독은 프리에이전트가 돼 팀을 떠났고, 구단은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던 포수 데이비드 로스(43)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로스는 최근 트렌드처럼 감독 경험이 없다. 우승과 함께 은퇴한 뒤 스포츠 전문채널 ESPN 해설자로 활동했다. 테오 엡스타인 야구단 사장은 로스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무경험에도 불구하고 감독으로 영입했다. 예상을 깬 초반 고공비행으로 엡스타인의 선택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컵스의 상승세 요인은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이다. 선발진이 등판한 경기 성적이 11승3패 평균 자책점 2.65다. 30개 팀 가운데 선발진이 11승을 거둔 팀은 컵스가 유일하다. 선발진 WHIP 0.94는 1위다. 한마디로 짠물 야구다. 평균자책점 2.65는 3위. 상대 타자들의 피안타율 0.203 역시 3위다.
선발진의 축은 체인지업의 대가 카일 헨드릭스와 좌완 존 레스터다. 헨드릭스(26.1이닝 투구)는 3승1패 평균자책점 3.08, 레스터(17.0이닝)는 2승 1.06이다. 컵스의 초반 고공비행이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