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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익숙함이 무기다.
올시즌 KIA 선발진 에이스는 애런 브룩스(30)다. 19일 현재 7승 4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 그런 브룩스에게도 ‘최대의 적’이 있다. 상대는 LG. 올시즌 브룩스가 떠안은 4번의 패배 중 두 번이 LG전이다. 천적이라 불릴 정도는 아니지만, 에이스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19일 현재까지 브룩스의 최다 실점 기록은 5실점(5자책). 이마저도 지난 12일 광주 LG전에서의 아픈 기록이다.
LG 류중일 감독이 생각한 비결은 ‘익숙함’이다. LG는 올시즌 KIA와 총 11번을 맞붙는 동안 브룩스와 4번을 만났다. 이닝으로만 따지면 26이닝이다. 다른 투수보다 경기 수가 많았던 덕분에 약점을 공략하기도, 전력을 분석하기도 수월했다. 8월에는 6일, 12일, 18일 일주일 간격으로 세 번이나 만나면서 루틴을 파악하기 더욱 쉬웠다.
19일 잠실 KIA전을 앞둔 류 감독은 ‘같은 투수를 여러 번 상대하면 타자가 유리하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최근에만 브룩스와 3번을 붙었다. 자주 만나서 그런지 우리 타자들이 점수를 내더라”고 말했다. 12일 광주 전에서는 브룩스를 상대로 5점을 기록하며 패전까지 안겼다. 류 감독은 “직전 경기에서도 우리가 5점을 냈고, 18일 경기에서도 3점을 냈다. 공략하니까 이기게 되더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다만, 경계심은 늦추지 않았다. 19일 경기 승리로 7연승을 달리면서 굳건히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LG지만 몇 주 전만 해도 함께 4위 경쟁을 했던 상대다. 그만큼 LG로서도 껄끄러운 투수인 건 분명하다. 지난 18일 잠실 경기에서 브룩스를 상대한 LG는 6회까지 5실점 하는 동안 3점을 얻어냈다. 9회 말 정주현의 동점타, 연장에서 터진 김현수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차지하긴 했지만, 초반까진 어려운 승부였다.
류 감독은 “늘 말했지만, 브룩스의 장점은 카운트를 잡아 놓고 시작한다는 것”이라며 “구속이 워낙 빠르기도 하고 승부구도 있다. 카운트를 잡을 땐 140㎞ 중반으로 던지다가도 변화구로 승부를 보고, 어떤 때는 150㎞ 이상의 공을 던지기도 한다. 타자로선 분명 공략하기 까다로운 상대”라며 칭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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