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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김연경이 합류한 흥국생명은 예상대로 강했다.
흥국생명은 30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첫 경기 현대건설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5 25-13 25-22) 완승을 따냈다. 지난시즌 1위 현대건설을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채 여유롭게 승리했다. 경기 시간이 1시간 30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상대를 압도했다.
지난 6월 김연경의 입단이 확정된 후 흥국생명은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국내 최고의 레프트인 이재영과의 재계약에 성공했고, 쌍둥이 세터 이다영까지 영입하면서 이미 전력을 업그레이드 한 상황에서 김연경까지 합류한 만큼 적수가 없다는 예측이 이어졌다. 정착 흥국생명과 김연경은 손사래를 쳤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전체적으로 빈 틈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컵대회는 물론이고 V리그의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증명했다.
세터 이다영은 아직 정상 궤도에 올라오지 않은 김연경의 체력을 안배해 적절하게 공격을 분배했다. 주포 이재영이 44.32%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하며 19득점을 기록한 반면 김연경은 13.64%만 가져가며 7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 이미 검증을 마친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가 15.91%를 책임지며 9득점을 기록했고, 미들 블로커인 이주아가 13.64%, 김세영이 5.68%를 분담하며 나란히 7득점을 기록했다. 이다영은 좌우와 중앙을 다채롭게 이용하면서도 퀵오픈과 백어택, 속공을 섞는 원숙한 운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공격에 현대건설 블로커 라인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을 앞세워 세트 초중반까지는 대등하게 싸우면서도 중반을 지나면 급격하게 차이가 벌어졌다. 흥국생명은 블로킹에서 8대4, 서브에이스에서 7대2로 앞서는 등 높이와 힘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리베로 김해란의 이탈로 유일한 약점이 될 것처럼 보였던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박 감독은 “어느 누가 와도 김해란만큼은 안 된다”라며 우려했지만 대체자인 도수빈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17개의 디그를 성공시키며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선보였다. 상대인 현대건설의 이도희 감독도 “김연경이 들어오니 흥국생명이 전체적으로 더 강해졌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흥국생명은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상대팀들 입장에선 걱정이 앞선다. 김연경이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닌데다 훈련 기간이 짧았다. 앞으로 강해질 일만 남았기 때문에 흥국생명은 더 좋은 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 감독은 “부족한 점은 보충하고 좋은 점은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정확한 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방심하지 않고 전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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