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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리그 판도가 LG와 KT 양강 체제로 재편됐다. 8월 1일부터 지난 6일까지 6주가 넘는 기간동안 LG는 19승 2무 8패, KT는 19승 10패를 기록했다. LG는 승률 0.704, KT도 승률 0.655로 이 기간 6할 승률 이상을 기록한 팀은 LG와 KT 뿐이다. 그러면서 4위 경쟁을 했던 LG는 NC, 키움과 선두 경쟁을, 5위 밖에 머물러 있었던 KT는 두산과 공동 4위에 올랐다.
여러가지 비결이 있지만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뒷문이다. 많은 팀이 불펜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LG와 KT는 확실한 마무리투수를 앞세워 승리를 완성한다. LG 고우석(22)과 KT 김재윤(30) 모두 시즌 초반 부상 변수와 마주했지만 복귀 후 최고 마무리투수로 우뚝 섰다.
고우석은 5월 무릎 수술 후 7월 11일 잠실 NC전에서 복귀했다. 그리고 8월부터 정상궤도에 올라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8월 1일 잠실 한화전을 시작으로 지난 4일 잠실 NC전까지 12경기 13.2이닝 8세이브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다. 구위와 제구가 두루 향상되며 완전무결한 투구를 펼친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55㎞까지 찍혔고 130㎞ 후반대에서 형성되는 슬라이더가 날카롭게 제구된다. 무릎 수술 직후에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앉은 채 공을 던졌고 보다 정교한 투수로 올라섰다. LG는 8월부터 7회까지 앞선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다. 14승 1무로 경기 후반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7월 중순까지만해도 정우영 홀로 고군분투했던 불펜진이 고우석의 복귀와 함께 부쩍 두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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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강행할 정도로 마무리투수를 두고 고민이 많았던 KT도 김재윤과 함께 도약했다. 5월에는 어깨 통증, 7월에는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했던 김재윤은 8월부터 더할나위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8월 1일 수원 SK전부터 지난 6일 고척 키움전까지 14경기 16이닝 7세이브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했다. 4년 전 2년차 신생팀 KT의 마무리투수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던 김재윤은 어느덧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세이브도 기록했다. 투구판 밟는 위치를 1루쪽에서 3루쪽으로 이동했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대 초반에서 140㎞대 중반으로, 피안타율은 0.310에서 0.218이 됐다. 지난해 이대은의 마무리투수 전향과 함께 상승세를 타며 창단 첫 5할 승률을 달성했던 KT가 올해는 김재윤을 앞세워 포스트시즌 진출을 정조준한다. 상승세가 앞으로 두 달 동안 유지된다면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수원에서 여는 것도 가능하다.
강한 마무리투수 한 명은 팀 전체를 구원한다. 9회 고민이 사라지면 기존 필승조 투수들도 부담을 내려놓고 자신있게 공을 던진다. 8월 1일 이후 KT가 불펜 평균자책점 1위(2.51), LG는 불펜 평균자책점 2위(2.85)를 기록하고 있는 비결도 확실한 마무리투수를 보유한 시너지 효과로 볼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