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준 가족
소형준 가족사진. 제공 | 소형준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뿌듯하고 대견합니다.”

프로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아들의 활약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부모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올시즌 KBO리그 최고의 루키로 우뚝 선 소형준(KT)의 아버지 소철영(51) 씨의 목소리에선 아들을 향한 대견함과 뿌듯함이 잔뜩 묻어나왔다.

소철영 씨는 아들 소형준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한다. 소철영 씨의 꿈도 야구선수였다. 학창시절부터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가슴속에 품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야구선수의 꿈을 아들이 이뤄 데뷔 시즌부터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어 기쁨이 배가됐다. 소철영 씨는 “(소)형준이도 야구선수가 되고 싶어 했지만, 나 역시도 학창시절부터 야구 선수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 바람과 소망이 형준이한테 이입됐던 것 같다. 잘 커줘서 아들에게 고맙다”며 흐뭇해했다.

소형준
소형준 어린시절. 제공 | 소형준

자식을 프로스포츠 선수로 키우는 부모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지만 바늘구멍같은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는 자식을 보며 좌절하는 부모도 부지기수다. 그런 점에서 소철영 씨는 별 탈 없이 바라는대로 잘 자라준 소형준이 고맙기만 하다. 소철영 씨는 “아들을 야구선수로 키우면서 힘든 점은 특별히 없었다. 형준이는 사춘기도 없이 잘 커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야구선수로서 성공하겠다는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착실하게 성장하는 아들을 바라본 소철영 씨는 “솔직히 고등학교 시절부터 형준이가 잘 해줘서 기대는 했다”며 소형준이 프로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거란 믿음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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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리틀 시절 소형준의 모습. 아랫쪽 사진 맨 왼쪽부터 소형준, 김도환(삼성), 박신지(두산). 제공 | 소형준

신인 투수로 데뷔시즌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있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중 입장이 제한돼 관중석에서 아들의 투구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하는 것은 두고두고 아쉽기만 하다. 소철영 씨는 “많이 아쉽다. 아내도 나도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야구장을 가지 못하고 아들의 모습을 중계로 지켜봐야 한다는 점이 정말 아쉽다. 내년에는 꼭 직접 야구장에 가서 아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데뷔시즌을 보내고 있는 소형준에게 아버지가 바라는 건 많지 않다. 소철영 씨는 “아프지만 말고 지금처럼 꾸준히 열심히 하는 야구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운동하면서 너무 자만하지 말고 항상 겸손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항상 주변을 생각하는 이타적인 선수로 자랐으면 좋겠다”면서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적으로도 완성된 선수로 성장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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