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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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민우 인턴기자] 요즈음 젊은 사람들에게 “이선희를 아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J에게>를 부른 가수 이선희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예전 초창기 프로야구를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야구선수로 친숙한 이름이다.

지난 11월 6일 경남 합천에 있는 야로중학교 운동장에서 오랫만에 이선희선배를 만났다. 이날은 경남 최초의 고교클럽야구단 창단식이 있는 날이었다. 뜻밖에 야구현장에서 선배를 만나니 아마추어와 프로야구에서 함께 배터리로 활동했던 시간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투수 이선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탄생하기 이전인 아마야구시절에 강적이었던 <일본팀 킬러>라는 별명이다. 그 당시에는 아시아 에서 일본야구가 최고의 강팀이었다. 일본을 꺾지 않고서는 세계무대에 나갈 수 없었던 시절이다. 그런 시절에 이선희투수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다.

이선희의 장점은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구질과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드 거기다가 제구가 일품이었다. 그리고 예리한 1루 견제는 지금 생각해도 대단했다.

1982년 3월 27일 프로야구가 탄생할 때 개막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MBC 청룡 과의 첫 경기에서 이종도선수에게 만루 끝내기 홈런을 맞아 덕아웃 옆에 주저 앉아 있는 모습은 아직도 프로야구 원년 팬들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다. 이선희 선배는 현재 대구에 있는 영남대학교에서 6년째 젊은 투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 야구가 발전을 거듭해 프로야구가 국내 최고 인기종목이 되었고 나아가서 박찬호를 선두로 추신수, 류현진, 김광현으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이 우리를 신나게 한다.

이런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터를 닦고 땀을 흘린 선배들을 만날 때 마다 고마운 마음이 크다.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내가 알고 있는 선배들을 종종 지면으로 불러내어 야구팬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