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하
이재하 성남FC 사장. 제공 | 성남FC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재하 성남FC 사장이 전격 사표를 제출, 부임 2년도 채 안 돼 구단을 떠났다.

성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24일 “이재하 사장이 구단주인 은수미 성남시장에게 사의 뜻을 밝히고 팀을 떠났다”며 “구단 이사진은 새 사장 선임건을 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1991년 LG스포츠에 입사한 뒤 프로축구계에서 30년 가까이 몸담았다. 특히 2012~2018년 FC서울 단장을 맡아 K리그 우승 2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남긴 뒤 2년 전 1부로 승격한 성남 제5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오랜 기간 빅클럽을 이끈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2부에서 어둠의 시간을 보낸 성남의 제2 도약을 이끌 인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성남 수장으로 순탄치 않았다. 올 초 보수 한도 증액 논란에 휩싸였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남일 감독 체제에서 팀 성적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팬들로부터 동반 퇴진 압력을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성남이 1부 잔류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일부 팬은 선수단 지원 등과 관련해 홈페이지, SNS 등에 이 사장을 겨냥한 비난 글을 게재하고 있다.

이 사장은 시즌 막바지부터 1부 잔류 여부에 관계없이 사퇴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 측 관계자는 “구단이 어렵게 1부 승격에 성공한 만큼 (이 사장은) 부임 이후 무언가 변화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기업구단을 맡았을 때와 비교해서 주위 여건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 사장이 정치적 외풍에서도 자유롭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 사장과 비교해서) 주요 지자체에 인사도 다니지 않는다고 대놓고 비난하는 이들도 많았다. 시의회에 불려가 여러 공격적인 질타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애초 내년까지 구단과 계약돼 있었지만 결국 사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를 구단에 앉힌 은 시장은 끝까지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사장은 정중하게 고사했다.

성남 구단은 지난 2014년 시민구단 전환 이후 6년 사이 사장만 다섯 번이나 바뀌게 됐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와 맞물려 차기 시즌 기존 예산을 지키기도 어렵고, 각종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어려운 시점에 이 사장까지 물러나면서 또다른 후폭풍과 마주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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