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아파트 가격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27일 공개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8.5로 관련 통계 조사가 시작된 2008년 12월(8.1) 이래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전국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192만원이었다. 2019년 12월 1억835만원에서 375만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5분위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9억5160만원으로 1년 전의 7억3957만원에서 2억1203만원 뛰어올랐다.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2019년 12월 6.8에서 1년 만에 8.5로 증가해 연간 변동폭에서도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서울은 지난해 12월의 5분위 배율(4.2)이 오히려 2019년 12월(4.8) 보다 낮았다. 전 지역에 걸쳐 주거 양극화가 심화된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만 5분위 배율이 떨어진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의 경우 고가 아파트는 물론 저가 아파트마저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은 지난해 광역시를 중심으로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구매력과 소득 격차가 반영되면서 국지적으로 부촌이 형성되는 현상이 가속했다. 반면 서울은 전세난과 불안 심리에 따른 젊은 층의 공황 구매, 강남을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등의 영향으로 고가 주택보다 중저가 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가팔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들어서는 서울 뿐만 아니라 지방도 전세난에 따른 매수 수요가 지속하면서 중저가 주택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고가주택이 저렴해 보이는 착시 효과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나타나겠지만 전국적으로 가격이 상향 평준화하며 주거 양극화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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