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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양현종의 결정에 맡겨야죠.”
KIA 조계현 단장은 요즘 시간이 더디게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반면 프리에이전트(FA) 양현종은 속절없이 가는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약속한 30일까지 48시간도 채 남지 않아 서로 다른 의미로 시계만 보고 있다.
양현종의 에이전트인 스포스타즈 최인국 대표는 28일 “아직 유의미한 진척 상황은 없다.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중”이라고만 했다. 최 대표는 “30일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약속한 시간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라 모든 것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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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 입성하지 못하면 KIA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조 단장은 “결정권은 (양)현종이에게 있다. 처분을 기다리는 입장”이라며 웃었다. 그는 “어제(27일) 현종이와 만나 잠깐 얼굴을 봤는데 느낌상으로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은 열망이 매우 강해 보였다. 안부 정도만 주고 받았는데, 단장과 선수를 떠나 선배 입장에서 짠한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30일까지 묵묵히 기다린 뒤 약속한 시간이 되면 속전속결로 계약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조 단장은 “어떤 형태로 결론이 나건, 따뜻한 밥 한끼 대접해야 겠다. 표현은 안했어도 마음 고생 꽤 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있다는 뉘앙스였다.
양현종은 지난 2017년 첫번째 FA 권리를 행사한 뒤 4년간 91억 5000만원원을 받았다. 만약 KIA에 남게 되면 사실상 원클럽맨으로 타이거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게 된다. 관건은 국내 FA 역사상 최초의 200억원을 돌파할 수 있느냐다. FA 협상 중인 이대호의 계약 규모나 시기가 관건이지만, 역대 FA 가운데에는 SK 최정이 두 차례 FA계약으로 192억원을 받은 게 최고액이다. 양현종이 100억원 이상 받으면 역대 최고액 경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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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선발 투수에게 두 번째 FA 몸값으로 100억원 이상 쥐어주는 건 구단도 부담이다. 옵션은 차치하더라도 계약기간을 늘려 연평균 지급액을 낮추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한해 연봉을 계약금으로 지급한 대어급 계약 관행을 살펴보면 6년 최대 108억 5000만원도 무리할 수준은 아니다. 계약금 18억원에 6년간 연봉 15억 규모면 역대 최초 200억원 돌파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양현종의 결정에 합당한 대우를 약속한 만큼 프랜차이즈 최고 스타에 대한 상징성을 더하는 공격적인 베팅을 기대할 수도 있다.
조 단장은 “미국 진출 의지가 워낙 강해 잔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의외의 선택을 할 수도 있으니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만약 구단에 잔류하기로 결정하면, 30일에 바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