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의 이강인.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발렌시아의 축구 천재 이강인(20)이 자신의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이강인은 21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셀타 비고와의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24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 마누 발레호의 결승골을 돕는 등 맹활약하며 발렌시아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22일 오사수나전 이후 한 달, 다섯 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을 한풀이라도 하듯 이강인은 신들린 듯한 기량을 과시했다. 경기 내내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들을 농락했고, 창의적으로 예리한 패스를 뿌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팀을 승리로 인도한 결정적 장면도 모두 이강인 발 끝에서 나왔다. 후반 19분 이강인은 2선 지역에서 스스로 상대 압박에서 벗어난 후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동료를 향해 절묘한 공간 패스를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 골키퍼가 나와 돌파를 저지하려다 반칙을 범했고,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강인의 패스 한 방이 발렌시아의 수적 우위로 이어진 셈이다.

후반 추가시간 3분에는 아예 도움을 올렸다. 페널티박스 안 복잡한 상황에서 이강인은 상대 수비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감각적인 터치로 공간을 확보했고 빈 공간으로 움직이는 발레호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연결했다. 발레호의 마지막 터치 후 공은 골대 안으로 굴러 들어갔고, 이강인의 도움이 기록됐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이강인에게 평점 8.2를 부여했다. 팀 동료인 티에리 코에이라와 나란히 최고 평점이었다.

그동안 하비 그라시아 발렌시아 감독은 이강인을 충분하게 활용하지 않았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시즌 초반에도 일찍 교체하거나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날은 모처럼 풀타임에 가깝게 기회를 줬고 이강인은 군계일학 활약으로 기량을 증명했다.

이강인의 활약 속 승리한 발렌시아는 승점 27을 확보하며 12위에 올랐다. 강등권인 18위 엘체(21점)와 6점 차이로 벌리며 강등 공포에서 잠시 벗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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