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225J1053 진갑용 코치 인터뷰
KIA 진갑용 배터리코치가 포수의 준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좋아졌잖아요?”

KIA 진갑용 배터리코치는 포수가 약하다는 세간의 평가가 못내 아쉽다. 지난해 KIA 배터리코치로 부임해 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팀 성적과 평균자책점 하락에 눈에 띄지 않았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진 코치는 “포수가 약하다는 평가를 들으면 아쉽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주전 포수가 없다는 이미지가 있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는 있다”면서도 “(김)민식이나 (한)승택이, (백)용환이 모두 각자 갖고 있는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지난해 좋아진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올해 더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감싸 안았다.

210216 포수조 1(이정훈, 김민식, 한승택, 백용환)
KIA 포수들이 광주-KIA챔피언스필드 불펜에서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훈 김민식 한승택 백용환. 제공=KIA 타이거즈

지표성적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도루 저지율이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2017년 39.5%로 도루저지율 2위에 오른 KIA는 2018년 29.6%(6위) 2019년 30.1(6위)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35.9%로 수치를 끌어 올려 3위에 자리했다. 박동원 이지영이 버티는 키움(31%)과 이재원 이흥련으로 꾸린 SK(30.6)보다 누를 훔치는 주자들을 더 많이 잡아냈다. 도루실패 숫자만 보면 46회로 SK(57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참고로 SK는 도루를 129개나 허용했고, KIA는 82개(7위)를 빼앗겼다.

투수들의 퀵모션이 빨라졌거나 상대 주자 움직임을 미리 간파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포수들의 송구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진 코치는 “프로 1군 수준의 선수라면 급격히 뭔가 성장하는건 한계가 있다”면서도 “준비를 빨리 하라는 주문을 많이 하기는 했다. 각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보완해야 하는지 답이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맷 윌리엄스 감독께서는 포수 훈련에 관한 전권을 주셨는데, 간혹 아주 디테일한 주문을 하시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어깨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포수는 롱토스 거리를 늘리라는 식으로 꽤 세밀한 주문을 한다는 의미다.

210225J1068 진갑용 코치 인터뷰
KIA 진갑용 배터리코치가 캐칭의 기본 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여기에 진 코치의 노하우도 접목했다. 진 코치는 “메이저리그와 KBO리그 포수들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포구 동작에서 차이가 가장 큰데, 메이저리그는 아래에서 위로 포구하는 느낌이라면, KBO리그는 위에서 아래로 볼을 받는다. 진 코치는 “나도 의식한다고는 했는데 현역시절 영상을 보니 포구할 때 미트가 아래로 처지는 감이 있더라. 아마추어 레벨에는 포수를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어린 포수들도 대체로 비슷한 포구자세를 갖고 있다”며 “프로들의 포구 자세를 보고 배울 수밖에 없는데, KBO리그는 오랜 관습으로 포구 순간에 미트를 떨어뜨리는 습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한 차이이지만, 위에서 내리 꽂히는 공을 ‘위에서 아래로’라는 느낌으로 받으면 구위와 중력가속도 영향 탓에 원래 궤적보다 낮아 보이기 일쑤다. 투수에게 결코 도움이 되는 포구 동작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210225J0689 불펜장 이미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불펜피칭장 전경. 제공=KIA타이거즈

진 코치는 “사인교환 후 코스를 설정하면, 미트는 대체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게 좋다. 아래에서 위로 받아들인다는 느낌으로 미트질을 하면 프레이밍에도 도움이 되고, 구위와 볼 궤적을 돋보이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투수가 타깃을 명확히 설정하는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삼성에 있을 때부터 포수들에게 매우 강조한 부분인데, KIA 포수들이 잘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진 코치의 주장이다.

그는 “약해보일수도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며 “팀에 어린 투수가 많은데 ‘마운드에 올라가면, 포수들이 선배이니까 한 번 믿어보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농담반 진담반이지만, 우리 포수들 꽤 괜찮다”며 싱긋 웃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