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을 전세계에 알린 번역가 달시 파켓(49)이 배우로 안방극장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파켓은 22일 첫방송된 SBS'조선구마사'에서 바티칸 주교의 명을 받고 생시가 횡행하는 조선에 파견된 구마 전문 신부 요한으로 첫 등장했다. 파켓의 한국 드라마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만칼라의 사제로 등장한 파켓은 통역사인 마르코(서동원 분)와 함께 충녕대군(장동윤 분) 일행과 첫 만남부터 기싸움을 펼쳐 웃음을 안겼다. '괴력난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생시, 즉 살아있는 시체로 조선은 어지러운 상황.


박석고개에서 처음 등장했던 생시는 엄청난 전파력으로 한양까지 진격해 기생, 호위무사 등 다양한 생시의 형태로 등장한다. 파켓은 극중에서 생시 속에 갇힌 악령을 쫓아내는 구마의식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뭣보다 '기생충'을 통해 영화팬 사이에서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파켓의 등장이라 흥미를 더했다. 그는 22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첫 드라마 출연을 앞둔 설레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10월 말 촬영을 시작한 TV 드라마가 오늘밤 SBS에서 첫 방송을 하니까 긴장된다. 조선 엑소시스트 조선구마사는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이다. 좀비, 악마가 된 이들을 돕기 위해 한국에 온 로마의 엑소시스트 신부님을 연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대사는 라틴어다. 큰 역할은 아니지만 한해 중 가장 추운 달에 한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지금까지 해온 역할 중 제일 큰 배역이다. 분명 내 인생의 무대에서 예상했던 경험이 아니었고,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는데, 지금은 오후 10시를 기다리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국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반한국인 파켓은 봉 감독의 조력자로 전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살인의 추억(2003)'을 시작으로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옥자’(2017), 그리고 '기생충'까지 봉 감독의 영화를 번역해 한국어 대사 특유의 말맛을 살린 번역으로 해외관객이 '1인치의 장벽'을 넘도록 도왔다.


파켓의 남다른 한국사랑을 기려 지난해 4월에는 부산시에서 명예시민으로 위촉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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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