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와일더 셰필드 감독 스카이캡쳐
크리스 와일더 전 셰필드 감독, /스카이스포츠 캡쳐

[스포츠서울 박병헌전문기자]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줄곧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크리스 와일더 감독(54)은 성적부진으로 구단에 의해 일방적으로 경질된 것이 아니었다. 구단의 잔류 만류에도 불구하고 와일더 감독은 두 차례나 사퇴의사를 밝혔고, 400만파운드(한화 약 66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구단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왕자는 26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와일더가 감독직을 사임하고 싶다고 두 차례 밝혔고,400만 파운드의 퇴직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압둘라 구단주는 ”우리는 와일더를 경질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고, 그의 뜻이 워낙 강경해 상호 합의하에 떠났다.”고 밝혔다.

2016년 셰필드 감독에 선임된 와일더 감독은 첫 시즌 3부 리그에 있던 팀을 2부로 승격시켰고, 2019~20시즌에는 1부 프리미어리그(EPL) 입성에 성공했다. 2006~07시즌 이후 13년 만에 EPL로 돌아온 셰필드는 지난 시즌을 9위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20개 팀 중에서 맨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다. 29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4승(2무 23패)을 거뒀고 승점은 14에 불과해 강등이 확실시되고 있다. 더불어 셰필드는 개막 이후 17경기 무승(2무 15패)에 그쳐 이 부문 EPL 역대 최다 기록이라는 불명예도 떠안았다.

와일더 감독이 셰필드를 떠나겠다는 뜻을 처음 밝힌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셰필드의 CEO인 스티븐 베티스로부터 보고를 받고 단순히 전화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껴 코로나19 방역의 장애물과 어려움을 뚫고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셰필드에 도착해 와일더와 상면했다. 압둘라 왕자는 크리스에게 시즌 말까지 모든 경기에서 지더라도 결코 해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오히려 도와달라고 했다. 와일더가 셰필드를 EPL로 복귀시킬 최고의 감독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을 마친 뒤 구단 운영및 선수단 강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지만 이달 초 와일더가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화상으로 1시간동안 또 다시 강력히 밝혀 어쩔수 없이 사임케했다는 압둘라 구단주는 ”그가 1년치 연봉인 400만 파운드를 요구한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와일더는 구단 운영에 대해 전권을 가졌고 그가 원하는 선수단 영입에 무려 6000만 파운드를 썼다고 했다. 선수단 구성을 전적으로 감독에게 맡긴 것은 자신의 실수였다고 압둘라 왕자는 털어놨다.

와일더가 팀을 떠난 뒤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을 지냈던 폴 헤킹보텀 셰필드의 23세이하 팀 감독을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시적으로 지명했지만 압둘라 구단주는 장기적인 감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EPL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압둘라 왕자는 ”팀이 이번 시즌 남은 9경기에서 어떻게 경기를 할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저질렀던 실수로부터 많을 걸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bhpark@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