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고상한 체 한다는 영국인들이 인정해줘 의미있다."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배우로서 이 시상식의 연기상을 수상하기는 처음이다.
윤여정은 12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윤여정 특유의 재치넘치는 수상소감이 더욱 빛났다. 윤여정은 최근 별세하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에 대한 애도도 잊지 않았다.
그는 화상으로 등장해 감격에 어린 표정과 영어로 "나는 한국 배우 윤여정이다"라고 인사하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서 영광이다. 아니, 이제 수상자"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수상은 더욱 특별하다. '고상한 체 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라고 농담섞인 수상소감을 밝혀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또한 필립공을 공식 작위인 '에딘버러 공작'(Duke of Edinburgh)이라 부르며 그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미국 배우조합상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까지 여우조연상까 받아 이달 말로 예정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청신호를 밝혔다.
그는 한국계 이민 가정을 배경으로 한 '미나리'에서 손주 육아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친정 엄마 순자 역으로 열연했다.
한편 '미나리'는 올해 영국 아카데미상에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여우·남우조연상, 음악상, 캐스팅상 6개 부문 후보로 올랐지만 아쉽게도 1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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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판씨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