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FC서울 선수들이 지난 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역전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초반 순항하며 ‘명가 재건’의 기틀을 다지는 듯했던 FC서울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게 더욱 큰 문제다.

박진섭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7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0라운드 대구FC와 경기에서 0-1로 졌다. 서울은 지난 K리그1 7~9라운드를 내리 패한 데 이어 지난 14일 K리그2(2부) 소속의 서울이랜드와 FA컵 3라운드에서도 0-1로 졌다. 대구전 패배까지 공식전 5연패. 서울이 5연패를 당한 건 지난해 5월31일 성남FC전(0-1 패)부터 6월20일 울산 현대전(0-2 패)까지 내리 패한 이후로 301일 만이다.

서울은 지난해 최용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중도하차하고 ‘감독 대행의 대행’이 벤치에 앉는 등 풍파를 겪었다. 이번 5연패는 당시 악몽을 떠올리게 할 만큼 심상치 않다.

서울은 박주영, 기성용, 고요한 등 팀의 중심 구실을 하는 베테랑 공수 요원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뒤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여기에 조영욱과 박정빈, 한찬희 등 대체 구실을 해야 하는 젊은 주력 요원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즌 시작 전부터 우려 요소로 꼽힌 최전방 공격수 부재는 결국 탈이 난 모양새다. 박주영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원톱감이 없다. 시즌 전부터 외인 골잡이를 수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진전되지 않았다. 이는 시즌 돌입 이후 기성용이 ‘미들라이커’ 구실을 하며 3경기 연속포를 가동, 팀 승리를 이끌면서 잠시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기성용이 빠진 이후 해결사 구실을 할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 2선에 있는 나상호, 팔로세비치가 분전하고 있으나 이들 모두 원톱과 시너지로 파괴력을 발휘하는 유형이다.

[포토]성남과의 결전 앞둔 FC서울 박진섭 감독
FC서울 박진섭 감독.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박 감독은 대구전에 김진야~정한민~신재원 세 명의 어린 선수들을 공격진 선발로 내세우며 변화를 줬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특히 15개의 슛을 시도했으나 유효 슛은 단 2개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캡틴‘ 기성용이 빠진 뒤 승부처에서 원활한 소통으로 팀의 중심 구실을 할 리더도 보이지 않는 게 서울의 현실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오스마르가 후방에서 변함없는 클래스를 뽐내며 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나 외국인 선수가 소통을 앞세워 리더 구실을 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특히 어린 선수가 많고 대체자가 부족한 서울의 현실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박 감독은 대구전 패배 이후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서 하는데 아쉽게 패배로 이어져서 팬들께 죄송하다”며 “(공격진에) 당장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상황은 아니다. 내부적으로 전술, 포지션 변화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부상 중인 베테랑의 그라운드 복귀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다. 서울은 오는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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