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더비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리그 선두 전북 현대와 2위 울산 현대가 맞붙은 시즌 첫 ‘현대가 더비’에서 양 팀이 득점 없이 비겼다.

전북과 울산은 2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1시즌 K리그1 11라운드에서 90분 내내 사투를 벌였으나 0-0 무승부를 거뒀다. 전북은 개막 이후 11경기 연속 무패(8승3무) 가도를 달리며 승점 27로 선두를 지켰다. 또 울산과 FA컵 포함, 현대가 더비 9연속 무패(5승4무) 행진도 이어갔다. 반면 울산은 승점 21(6승3무2패)로 전북 추격에 실패하며 2위를 유지했다.

직전 수원 삼성 원정에서 0-3 충격패를 당한 울산은 김지현을 원톱으로 두고 ‘U-22 자원’ 김민준과 이동준을 좌,우 날개로 배치됐다. 2선엔 윤빛가람과 이동경이 포진하고 신형민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 수비는 홍철~불투이스~김기희~김태환이,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전북은 득점 선두 일류첸코를 앞세운 가운데 이지훈~이승기~김보경~이성윤이 2선 선발로 나왔다. 최영준이 허리를 지킨 가운데 최철순~최보경~홍정호~이용 베테랑 수비진이 포백 요원으로 나섰다.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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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초반부터 투지 있게 전방 압박을 펼치며 전북 징크스 탈출에 나섰다. 전북이 후방에서 볼을 소유하면 2선의 윤빛가람을 중심으로 홍철, 김태환 좌우 풀백까지 높은 위치에서 상대 패스 줄기를 끊는 데 주력했다. 공을 따내면 김민준, 이동준을 앞세워 재빠르게 측면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전북도 캡틴 홍정호의 수비 리딩을 앞세워 노련하게 방어했다.

전반 28분 울산 이동경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전북 수비수를 따돌리고 절묘한 오른발 감아 차기 슛을 시도했는데, 공은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계획대로 U-22 자원 이성윤, 이지훈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바로우, 한교원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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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 팀의 힘겨루기는 지속했다. 전반 35분 올 시즌 전북에서 울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신형민이 일류첸코와 공중볼 다툼에서 거친 동작으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2분 뒤엔 홍정호가 김지현에게 강하게 몸싸움을 걸었는데, 김지현이 쓰러지자 주장 완장을 단 신형민이 격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결국 전반 양 팀은 공방전을 벌였으나 유효 슛 하나 없이 마쳤다.

후반 시작과 함께 양 수장은 변화를 줬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김민준을 빼고 조지아 대표 바코를 투입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김보경을 빼고 쿠니모토를 집어넣었다.

지속해서 공방전을 벌이다가 울산이 후반 10분 코너킥을 통해 기회를 잡았다. 윤빛가람이 차올린 공을 공격에 가담한 불투이스가 머리로 강하게 연결했다. 그러나 전북 일류첸코가 수비에 가담해 골문 앞에서 발로 저지했다. 울산벌엔 탄식이 흘렀다.

기세를 올린 울산은 후반 19분 뜻밖에 상황을 맞닥뜨렸다. 왼쪽 풀백 홍철이 오른 햄스트링 통증을 느끼면서 교체를 요청했다. 홍 감독은 설영우를 투입했다. 울산으로서는 측면에서 공수 핵심 구실을 하는 홍철이 물러나며 변수를 맞았다.

전북은 조심스럽게 울산 공격을 제어하면서 오른쪽 풀백 이용의 오버래핑, 크로스로 반격했다. 하지만 울산 수비진도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발휘하며 큰 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특히 신형민과 김기희, 불투이스가 시너지를 이루며 일류첸코를 끊임 없이 압박했다.

홍 감독은 후반 36분 김지현을 빼고 ‘스피드 레이서’ 김인성을 투입, 마지막 승부를 걸었다. 울산이 전열을 가다듬는 사이 전북은 최철순의 왼쪽 크로스를 홍정호가 공격에 가담해 헤딩 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공은 오른쪽 골문 밖으로 물러났다. 후반 추가 시간엔 이승기가 벼락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렸지만 울산 조현우 품에 안겼다.

양 팀은 결국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후반 종료 호루라기가 울리자 크게 아쉬운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봤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