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주인공과 조연 출연료 차이가 거의 20배가 난다. 주연은 회당 적게는 1억 5000만원에서 많게는 7억 원 받는다.”

배우 류승수 발언에 연예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내부적으로 쉬쉬했다. 드라마·영화 작품 수까지 줄어들자, 불만이 터졌다. 예능 ‘전현무계획’에 출연한 류승수는 전현무가 “요즘 배우들 작품이 없다던데?”라고 묻자 “작품 제작이 반 이하로 줄었다. 생활이 안 돼서 다들 투잡을 뛴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빈익빈부익부다. 출연료를 이처럼 올린 건 넷플릭스다. ‘오징어 게임2’는 K-드라마 최초로 제작비 1000억원 시대 열었다. 주연 배우 이정재는 회당 100만 달러(약 13억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받는다. 국내 배우 사상 최고치다. 시즌 3까지 13부작으로 기획되어 있어 이정재가 받을 예상 출연료는 1300만달러(171억3400만원) 추정될 정도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으로 1조 원가량 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져 손해 볼 게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주연 배우 출연료가 한번 올라가면 내려오기 어렵다. 이는 다른 배우 출연료를 깎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제작비는 눈덩이처럼 커져 제작사까지 아우성을 치고 있다.

‘눈물의 여왕’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방송돼 최종회 시청률 24.9%로 대박을 터트렸다. 국내 최대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실적은 오히려 악화했다. 드라마는 회당 3~4억 수준이었다. ‘눈물의 여왕’은 회당 35억 원, 총제작비 560억 원으로 올라갔다. 이 가운데 배우 출연료가 막대한 비중을 차지했다. 3분기 실적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주가도 반토막이 났다.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스튜디오드래곤 3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7.7% 감소한 1137억 원, 영업이익은 무려 91.1% 감소한 19억 원으로 분석했다.

올해 실적 전망 역시 암울하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894억 원, 381억 원으로 각각 21.7%, 54.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은 “통상적으로 4분기 매출원가와 판관비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익성은 다소 부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뒤늦게 넷플릭스도 사태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는 지난 4일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부산에서 열린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 미디어 행사에서 “이렇게 계속 제작비가 늘어나면 결과적으로 부메랑이 될 것”이라며 “적절한 예산에 적절한 출연료를 드리는 것이 배우에도, 작품에도 좋은 게 아닌가 고민 중이다. 적절한 출연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제작사 실적은 넷플릭스가 톱스타급 배우들과 어떻게 출연료 협상을 하느냐에 달렸다. 메리츠증권은 “현재 넷플릭스와 진행 중인 재계약 협상 결과에 따라 작품별 마진율이 개선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며 “광고 업황 회복 및 채널 편성 확대로 2025년 방영회차는 283회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