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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자 대책위 관계자가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감독원 연수원을 방문해 제출할 ‘김부겸 총리 후보자 면담 요청서’를 들고 있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라임펀드 피해자들이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와의 면담을 요청했다. 김 후보자의 딸 가족이 부당이득 의혹을 받고 있는 라임 펀드 ‘테티스11호’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김 후보자의 입장을 듣고자 한 것이다.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자 대책위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감독원 연수원을 방문해 ‘김부겸 총리 후보자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수원에는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연수원을 나오며 “국무총리 비서실 김모 과장에게 요청서를 전달하며 내일까지 면담 여부에 대한 답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측은 이날 서울종로경찰서 양모 정보관을 통해 대책위 측에 ‘요청서 접수 불가’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입장을 번복해 요청서를 접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책위는 이날 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신증권은 은행 예금보다 안전한 100% 담보를 잡은 상품이라며 라임 펀드를 팔았으며, 피해자들은 가짜 상품에 속아 2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피해자들의 원금 반환 문제에 대해 김 후보자께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듣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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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자들이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서 김부겸 총리 후보자와의 면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portsseoul.com

대책위가 라임펀드 피해와 관련해 김 후보자를 면담하고자 하는 배경에는 김 후보자의 딸 가족이 라임 펀드 ‘테티스11호’를 가입한 사실이 자리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딸 가족 4명은 2019년 4월 18일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서 라임 ‘테티스11호’ 펀드에 최소 13억원 규모로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테티스11호는 일반 라임펀드에 비해 각종 특혜가 부여된 특수펀드로 부당이득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라임 사태 주범으로 꼽히는 이종필(구속)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직접 가입한 펀드이기도 하다.

김 후보자가 과연 딸 가족이 직접 가입한 라임 펀드 의혹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가 피해자들의 우려다. 김 후보자 측은 딸 가족이 가입한 펀드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모른다’는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총리가 됐을 경우 현재 진행형인 대신증권 형사·민사 소송, 금감원 분쟁조정을 통한 피해자 원금반환 등 민감한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데, 가족이 얽혀있으면 총리나 산하기관들이 과연 신속하고 냉정한 처리가 가능할지 걱정이 된다”면서 “이해충돌 문제를 단호하게 처리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후보자는 선거 때에는 딸과 같이 동행하며 가족임을 강조했는데, 이러한 심각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딸 가족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대신증권 라임 사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konplash@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