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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 열린 법정 앞에 세워진 브리트니 스티어스의 입간판. LA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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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으로 진행된 재판의 스케치 모습. LA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한때 세계적인 팝스타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39)가 법정에서 절규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에서 “저는 누군가의 노예로 여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 삶을 되찾고 싶을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1999년 소녀 시절 데뷔해 단숨에 월드 스타로 떠오른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친부의 속박에 얽매인 삶을 살았다고 폭로했다. 이에 따라 그는 법원에 친부의 법정 후견인 지위 박탈을 요청했다.

이날 법원은 스피어스의 입장을 직접 청취하는 심리를 열었고, 그는 20분 가량에 걸쳐 화상으로 입장을 표명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겪은 부당함과 심리적 고통을 격앙된 목소리로 토로했다. 그는 후견인 제도를 ‘학대’라고 규정하고, “이것을 끝내고 싶다. 이 후견인 제도는 나를 좋은 쪽보다 나쁜 쪽으로 다뤘다. 내 삶을 되찾고 싶다”면서 “나는 누군가의 노예로 여기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불행하고, 불면증을 겪고 있다. 나는 분노에 휩싸여있고 매일 눈물을 흘린다”고 호소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이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듯 언성을 높이고 속사포처럼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으며, 친부를 겨냥해 “내 아버지와 측근들, 내 소속사는 감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브렌다 페니 판사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토로에 격려했다. 그는 “(법정 발언에 나서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면서 “앞으로 나와서 생각을 말해준 것을 치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페니 판사는 후견인 지위 종결과 관련한 결정을 하기 전에 공식적으로 신청이 들어와야 한다며 이날 구체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

오는 12월 만 40세가 되는 두 아이의 엄마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2008년부터 후견인으로 지명된 부친 제이미의 보호 아래에 있다. 하지만 스피어스는 최근 아버지가 13년 동안 자신의 삶을 통제했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법정 다툼에 나섰다.

스피어스는 2019년 5월에도 판사에게 호소한 적은 있지만 당시 외부에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심리에서는 스피어스가 대중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면서 공개 심리를 요청했다. 법원 밖에서는 스피어스의 팬 100여 명이 모여 ‘브리트니를 해방하라(Free Britney)’라고 외쳤다. 이들은 ‘브리트니의 삶에서 꺼져라’ 등이 적힌 팻말을 흔들었으며, 일부는 법정에서 스피어스의 발언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