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기지개 켜는 KBO 리그
KBO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KBO리그가 사상 초유의 시즌 중단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11일 오전 10구단 단장들이 참석하는 긴급 실행위원회(실행위)가 열렸고 12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향후 일정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통합 매뉴얼에 따르면 리그 진행에 무게가 쏠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시즌을 앞두고 확진자가 발생하면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구단 내 밀접접촉자 발생시 확진자 및 자가격리 대상 인원수와 상관없이 대체 선수를 투입해 리그를 정상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11일 현재 NC는 3명, 두산은 2명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5명과 역학조사에 따른 밀접접촉자를 대체할 선수 혹은 지도자를 2군에서 올려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그러나 밀접접촉자의 규모가 우려한대로 상당히 큰 상황이다. 통합 매뉴얼에도 ‘엔트리 등록 미달 등 구단 운영이 불가하거나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를 요청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11일 긴급 실행위가 열렸고 이를 토대로 12일 긴급 이사회가 진행된다.

일단 긴급 실행위에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일주일 먼저 페넌트레이스 전반기를 마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적으로 코로나19 비상사태에 놓인 만큼 리그 전체 선수단의 안전을 고려해 시즌을 중단하자는 얘기다. KBO리그는 오는 18일까지 정규시즌을 진행한 후 19일부터 내달 9일까지 올림픽 브레이크에 돌입한다. 오는 12일 시즌 중단이 결정될 경우 이번주에 치르지 못한 팀당 6경기, 총 30경기가 후반기에 진행된다. 약 3주 간의 올림픽브레이크가 4주로 늘어나는 셈이다.

문제는 후반기다. 후반기에도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자가 다수 발생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긴급 실행위에 참석한 관계자는 “후반기에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리그를 중단하면 경기수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144경기 기준으로 계약된 중계권을 비롯한 여러가지 협약을 수정해야 한다. 구단들은 TV 중계권과 뉴미디어 중계권으로 경기당 2억원 가량의 수익을 얻고 있다. 경기수가 줄면 그만큼 손해를 감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경우를 돌아봐도 시즌 중단보다는 진행에 무게가 쏠릴 수 있다. 한화는 지난해 8월 31일 2군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에 따라 선수가 제한된 상태로 시즌을 치렀다. 2군 선수 다수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면서 계획대로 1, 2군을 활용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2군에서 1군 복귀를 준비했던 김태균과 정은원도 격리대상이 되면서 그대로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8월 18일부터 확대엔트리가 적용됐으나 한화는 다른 9개 구단과 달리 오히려 엔트리 두 자리를 비워둔 채 경기에 임하기도 했다.

KBO와 10구단 단장은 긴급 실행위에서 시즌 진행과 관련한 다양한 안건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과 NC를 제외한 채 전반기 마지막 일주일을 치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는데 이 경우 KT까지 그대로 전반기를 마치게 된다. KT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수원 NC전, 16일부터 18일까지 잠실 두산전이 잡혀있다. 13일부터 15일까지 문학에서 두산과 맞붙는 SSG, 16일부터 18일까지 NC와 맞붙는 KIA 또한 강제 휴식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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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양의지 | NC 다이노스 제공

그렇다고 NC와 두산을 제외한 채 13일부터 18일까지 일정을 수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KBO 관계자는 “이미 구단마다 원정 경기에 따른 숙소 예약을 마친 상태다. 갑자기 일정을 변경하는 데에 따른 혼란도 만만치 않다”고 밝혔다.

[포토] 유희관 \'너무 감사합니다\'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오른쪽)과 3루수 허경민. 스포츠서울DB

시즌이 진행될 경우 NC와 두산은 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백신을 맞은 선수들과 2군 선수들로 팀을 꾸리게 된다. 백신 접종자는 방역 지침상 밀접접촉자에서 제외된다. 그래도 6경기 동안 전력약화는 피할 수 없다. 마운드가 특히 그렇다. 1·2군 투수들의 기량차이가 큰 만큼 투수 운용에서 애를 먹을 확률이 높다.

원년인 1982년부터 올해까지 40년 동안 없었던 초유의 시즌 중단을 두고 KBO와 10구단이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