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현진기자] 임곤택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죄 없이 다음 없이’를 펴냈다. 걷는사람이 시인선 46번째 시집으로 출간했다.

고려대 교양교직부 교수로 재직중인 시인은 2004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지상의 하루’, ‘너는 나와 모르는 저녁’ 등 두 편의 시집과 시론서 ‘현대시와 미디어’를 썼다. 시인은 그간 출간한 시집을 통해 절제된 언어로 평범한 일상을 노래하며 매 순간 새롭게 발견되는 도시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시집에서는 절제된 진술(언어)과 반복을 통한 리드미컬한 시편들이 도드라진다.

사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작고 시시한 것들을 바라보면서 그 안의 닮은꼴을 발견하고 감춰진 생명력을 엿본다. 그의 담담한 진술은 평범한 일상을 비범한 순간으로 치환한다. 희망도, 절망도 아니고 정의도, 의문도 아닌 무채색의 세계를 탐구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투영했다.

이병일 시인도 추천사를 통해 “ 딴생각하면서 한눈팔았는데 그때 보이는 아름다움이랄까. 그렇다, 임곤택 시인은 너무 평범해서 잊고 사는 존재들, 즉 폐허이면서 생명인 것들의 범상함을 안다. 그의 시작법은 의도적으로 만든 이미지가 아니라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어떤 내파를 지니고 있는 듯하다. 그는 언뜻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 찰나의 면을 입체적으로 그려 낸다”고 평가했다.

시인은 과거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밝히며 “몇 해를 모래 바람 속에 헤맨 뒤였다. 세상은 그런 거였다. 회색의 구름 속에 알 듯 모를 듯 거개가 운이거나, 아니면 나도 모르게 미리 다 정해져 있는 듯했다. 나는 늘 길 위에 있었다”라고 적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집은 ‘길 위’에서 써 내려간, 안착할 장소를 찾지 못한 한 유랑자의 무심한 고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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