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도쿄=김용일기자] “중국 사람들이 내 탁구보다 쌍거풀에 관심이 많나 봐요.”
단체전 8강에서 아쉽게 패한 뒤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흘린 여자 탁구대표팀의 ‘맏언니’ 전지희(29·포스코에너지)가 최근 중국에서 성형과 관련해 자신이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에 입을 열었다.
전지희는 2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8강전에서 2016년 리우 대회 은메달을 따낸 독일에 2-3으로 패한 뒤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오며 굵은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16년 리우 대회에서도 8강에서 고개를 떨어뜨린 그는 2회 연속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에 “생각보다 너무나 무거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준결승에 꼭 가고 싶었다. 물론 중국과 어려운 승부를 할 수 있으나 준결승에 가야 메달에 도전할 수 있지 않느냐”며 아쉬워했다.
1992년생인 전지희는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3년 뒤 파리 대회에서 재도전할 수 있으나 스스로 전성기 나이에 올림픽 시상대에 서고 싶었기에 더욱더 아쉬운 마음이었다. 그는 “이제 나이도 있고, 파리 대회까지 관리를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이라며 “동생들이 있어서 안 울어야 하는데 계속 눈물이…”라고 울먹였다. 하지만 전지희는 “(신)유빈이도 이번 대회에 너무 잘 했다. 그는 이제 올림픽이 처음인데 한 단계를 넘어서면 더 좋아질 것”이라며 단체전에 함께 나선 신유빈, 최효주 두 동생을 챙겼다.
|
전지희는 중국 청소년 국가대표를 지냈지만 성인 국가대표 발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08년 김형석 감독의 권유로 국내에 왔고, 2011년 귀화했다. 왼손 셰이크핸드를 쓰는 공격형 선수다. 그는 5년 전 리우에서는 양하은, 서효원과 호흡을 맞췄다. 전지희는 “오늘 아침에도 하은이와 통화했다. 내게 힘을 실어주고 여러 조언을 해줬다”면서 “그때 (맏언니로 뛴) 효원 언니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제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이번 대회 기간 뜻밖에 중국 네티즌과 설전으로 더 유명해졌다. 그는 지난달 28일 여자단식 8강에서 세계 2위 이토 미마(일본)에게 졌다. 이후 중국 네티즌은 탁구 얘기가 아니라 전지희의 성형수술 얘기를 꺼내들었고, 웨이보 검색어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중국에서 국가대표 경쟁이 치열해지자 한국으로 갔다더니 성형하러 간 것이냐’는 얘기와 더불어 전지희의 과거 사진을 꺼내드는 등 인신공격성 내용도 보였다. 그러나 전지희는 웨이보 중국 계정을 통해 “쌍꺼풀 수술을 한국 돈 77만원을 주고 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쳐 눈길을 끌었다. 이 얘기에 전지희는 “별 마음이 없었다. 그냥 (중국) 사람들이 내게 관심을 보여서 깜짝 놀랐다”며 “탁구엔 관심이 없는 것 같고 내 쌍꺼풀에 더 관심이 있더라. 나도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고 웃었다.
한편, 또다른 귀화선수인 최효주는 이날 “준결승에 갈 수 있었는데 나 때문에 져서 아쉽다”며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기술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