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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올 시즌 팬들에게 가장 실망을 안긴 팀을 꼽으라면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메츠는 새로운 구단주 스티브 코헨이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투자로 주목을 받았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와 10년 3억4100만 달러 계약으로 전력을 안정시키는데 앞장섰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전문가들 모두가 메츠의 우승을 점쳤다. 하지만 메츠의 가을야구는 물건너갔다.
메츠는 올 시즌 초 22경기를 치른 뒤 잭 스콧 단장 대행이 칠리 데이비스 타격코치와 어시스턴트 코치 톰 슬래터를 동시에 해고했다. 득점력 저하가 원인이었다. 현재의 메이저리그는 타율은 그렇게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는 아니다. 수비 시프트로 선수 개인뿐 아니라 리그 전체의 타율이 떨어졌다. 홈런, 득점이 우선한다.
5월3일 당시 메츠의 팀 득점은 MLB 29위였다. 하지만 고작 22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61세의 베테랑 타격코치를 해고한 것은 너무 성급한 처사라는 지적이 많았다. 데이비스는 현역 시절 통산 타율 0.274 안타 2380 홈런 350 타점 1372개를 기록한 강타자 출신이다. 오클랜드 에이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타격코치를 역임했고 메츠에서도 2019년부터 선수들을 지도했다. 데이비스는 올드스쿨이었으나 소통도 잘했고 선수들이 따랐던 지도자다.
메츠가 데이비스를 해고한 이유는 2019년 MLB 루키 최다 홈런(53개)을 작성한 피트 알론조와 두 차례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린도어를 보유하고도 득점력이 하위권이었기 때문이다. 실버슬러거 어워드는 포지션 최고의 타자다. 린도어는 파이브 툴 플레이어급으로 평가된다.
스콧 단장 대행은 43세의 휴 쿼틀바움과 케빈 하워드를 타격 및 보조코치로 임명했다. 어시스턴트 하워드는 MLB 경험이 있지만 쿼틀바움은 마이너리그 출신이다. 올드스쿨 타입보다는 세이버메트릭스에 의존하겠다는 의도나 다름없다. 데이비스가 떠난 뒤 메츠의 득점력은 살아나지 않았다. 23일 현재 151경기에서 595득점으로 경기당 3.94로 MLB 전체 28위다. 한 단계 상승했을 뿐이다.
지난 13일 LG 트윈스는 이병규 타격코치를 퓨처스로 강등시키고 퓨처스 감독 황병일을 타격및 수석코치로 올렸다. KBO리그에서 시즌 도중 코칭스태프 개편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다만, 개편하는 팀들은 주로 성적 부진으로 분위기 쇄신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LG는 상위권 전력이면서 공격력 저조로 일종의 족집게 개편을 했다.
사즌 도중 MLB와 KBO리그의 가장 큰 차이는 감독을 해고하지 않고 코칭스태프를 개편한다는 점이다. 특히 감독의 오른팔 격인 김동수 수석코치(MLB는 벤치코치)를 강등시킨 것은 MLB에서는 있을 수 없다. 감독과 벤치코치는 한 몸이다. 부문별 코치는 구단에서 기록을 보고 해고할 수 있다. 미국 스포츠에서는 감독, 코치는 해고이지 마이너리그 강등은 없다.
역대로 시즌 도중 분위기 쇄신의 코칭스태프 개편이 성공을 거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장기레이스의 야구는 그렇다. 농구, 아이스하키 등은 전술과 전략의 게임인 터라 시즌 도중 감독을 바꿔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풋볼(미식축구)은 시즌 도중 감독 코치 개편이 없다. 플레이북이라는 두꺼운 전술을 바꿀 수가 없기 때문이다.
1994년 마지막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LG, 부분 개편을 단행했지만 정상 탈환의 길은 너무 험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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