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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상황1.
내셔널리그디시전시리즈(NLDS) 5차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SF)의 홈 오라클파크. SF의 윌머 플로레스의 마지막 타석. LA 다저스는 2-1로 앞선 상황에서 9회 선발 투수인 맥스 셔저를 투입했다.
2사 1루서 셔저는 NL 동부지구에서 17차례나 대결한 윌머 플로레스와 맞붙는다. 볼카운트 0-2에서 셔저의 3구째 슬라이더에 플로레스의 방망이는 스윙하다가 멈췄다. 육안으로도 확연했다. 하지만 1루심 게이브 모랄레스(37)는 스윙으로 간주, 오른손을 번쩍 들어 아웃을 선언했다.
모든 언론은 ‘말썽이 된 선언(controversial call)’이라며 1루심의 오심을 부각했다.
◇상황2.
아메리칸리그챔피언십시리즈(ALCS) 4차전 펜웨이파크. 9회 초 2-2에서 보스턴 레드삭스 알렉스 코라는 2차전 선발 승리투수 네이선 이발디를 구원으로 불렀다.
이발디는 선두타자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2루타를 내줬으나 삼진-고의4구-삼진으로 2사 1,2루가 됐다. 그리고 포수인 좌타자 제이슨 카스트로를 만났다. 볼카운트 1-2에서 던진 이발디의 4구는 백도어 커브. 스트라이크존을 완벽하게 통과해 3스트라이크 아웃이었다.
그러나 심판 래즈 디아즈(58)는 볼로 선언했다. 죽었다가 돌아온 카스트로는 6구째 스플리터를 우전안타로 연결해 전세를 3-2로 뒤집었다. 휴스턴은 카스트로의 적시타 이후 4안타를 더 몰아쳐 대거 7득점해 9-2로 승리, 시리즈 2승2패를 만들며 보스턴의 상승세를 꺾었다.
이날 투수의 볼궤적으로 파악하는 피칭 트랙에 따르면 디아즈 심판은 양팀 합해 무려 21개의 스트라이크 콜을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3.
NLCS 3차전 다저스타디움. 2-0으로 앞선 4회 초 다저스 수비.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는 선두타자 프레디 프리먼에게 우전안타를 내줬다. 1사 1루에서 4번 타자 오스틴 라일리의 타구를 중견수 개빈 럭스가 여유있게 낙구 지점을 잡아 투아웃을 만드려는 순간. 글러브 너클부분을 맞고 떨어뜨려 1사 2,3루 위기가 됐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었다.
다음 타자는 다저스에서 5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작 피더슨. 뷸러는 볼카운트 0-2에서 스트라이크존 몸쪽 가장 낮은 부분에 커터를 던졌다. 스트라이크였다. 그러나 제리 밀스(60) 심판은 볼로 선언했다. 피칭 트랙엔 완벽한 스트라이크였다. 결국 볼카운트 2-2에서 포심을 구사했다가 우전 안타로 실점하고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4실점하고 강판됐다. 뷸러의 포스트시즌 최단 이닝이다.
이런 심판들의 오심에 감독들의 반응은 매우 차분하다는 게 공통점이다.
양팀의 최종 5차전 승부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2021시즌을 허무하게 마무리한 SF 자이언츠 게이브 캐플러 감독은 “믿어지지 않는다. 모두가 게임이 이런 식으로 끝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심판들도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분명히 이렇게 끝나는 것은 좌절스럽다. 그렇다고 그 상황에서 카운트를 돌렸다고 타자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 상황이 우리에게는 힘들 뿐이다”고 쿨하게 넘겼다.
보스턴 레드삭스 알렉스 코라 감독은 9회 디아즈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퇴장은 당하지 않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매우 쿨하게 심판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며 오심을 받아 들였다.
KBO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될까. 당사자 감독은 인터뷰에서 패인을 심판의 책임으로 돌려 들끓는 팬들의 원성에 기름을 부어 버린다. 그동안 자주 봐왔던 행태들이다.
팬들은 이런 오심이 발생하면 특정 구단으로부터 “돈을 받았네” “어쨌네”라며 음모론으로까지 번진다.
심판의 오심도 게임의 일부분이다는 미국식 사고에 반대하는 야구인과 팬들도 많다. 오심은 오심대로 역사에 남기는 게 옳은 방법이다. 오심 때문에 졌다는 주장만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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