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결혼 42주년을 맞이한 코미디언 이상해 국악인 김영임 부부가 무뚝뚝한 표현 속에 숨겼던 서로를 향한 깊은 사랑을 드러냈다. 사십 평생 생일 한 번을 안 챙겨줬다는 아내의 말을 잔소리처럼 흘려듣던 이상해의 반전 이벤트였다.
6일 방송된 SBS'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 이상해의 77세 생일파티 겸 이상해 김영임 부부 42주년 결혼기념일 이벤트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상해는 며느리 김윤지의 코치를 받아 점퍼 안에 턱시도를 차려입고 미리 노래 연습을 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윽고 김영임이 등장했다. 결혼해 40년간 이북에서 내려온 시부모와 시동생에 시조카들까지 대가족을 건사했던 맏며느리 김영임은 남편의 생일을 맞이해 갈비찜, 게장, 당면국 등 떡벌어진 생일상을 들여와 놀라움을 안겼다.
당면을 넣은 육개장처럼 보이는 요리는 이상해 가족의 생일 특식. 최우성은 "우리는 생일마다 이걸 먹는다. 한번 먹어보라"며 김윤지에게 권했고, 김윤지는 "너무 맛있다"며 눈이 동그래졌다.
하지만 정작 생일자인 이상해는 허겁지겁 먹을 뿐 준비하느라 고생했을 아내에게 "맛있다"는 공치사 한 번이 없었다. 며느리의 눈짓에 그제야 이상해가 "맛있네. 맛있어"하자 김영임은 무시해버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윤지는 "예전에 연애하실 때는 아버님 어떠셨냐"고 물었고, 김영임은 "너무 너무 잘했지. 모든 걸 나한테 맞추고. 한번은 어떤 기자가 나한테 취미가 뭐냐 그랬는데 순간적으로 '수상스키'라고 했어. 근데 난 타본 적도 없거든. 그것도 모르고 기자가 자꾸 수상스키 타는 사진을 찍자는 거야. 그래서 도와달라고 했지"라고 말했다.
당시 이상해는 맨발로 수상스키를 탈 정도로 선수였고, 김영임의 SOS에 새벽 4시부터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일대일 강의로 멋진 사진을 찍게 도와줬다. 그 일을 계기로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은 2년여의 불같은 열애 끝에 1979년 결혼했다.
옛 추억에 잠긴 김영임의 모습에 세 사람은 눈빛을 교환하며 이벤트를 준비했고, 이상해는 무너지긴 했지만 결혼 42주년이라고 적힌 3단 케이크를 들고 등장한데 이어 아내를 위한 노래를 불렀다.
진심을 담은 남편의 노래에 주마등처럼 42년의 시간이 흘러가는 듯한 표정을 짓던 김영임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런 김영임을 바라보며 이상해도 "당신이 우니 내가 노래를 못하겠다"면서 목이 메였다.
세레나데를 마친 이상해는 마지막으로 거대한 선물상자를 가져왔고, 그 안에는 러블리한 풍선과 함께 42만원이 대롱대롱 달려 있었다. 활짝 웃는 김영임을 보며 이상해가 슬쩍 포옹을 하려고 팔을 뻗자 김영임은 "어우, 이런 거 하지마"라며 분위기를 깨는 멘트를 날려 폭소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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