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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포수 왕국을 구축한 삼성이 ‘투수 왕국 2기’ 청사진을 그린다.
삼성은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수집에 나섰다. 트레이드로 국가대표 출신 포수 김태군을 영입했고, 프리에이전트(FA) 박해민의 LG 이적에 따른 보상 선수로 포수 유망주 김재성을 지목했다. 여기에 내부 FA였던 강민호의 잔류를 이끌어내며 포수 뎁스를 살찌웠다. 삼성은 포수 왕국을 구축한 것은 물론, 이들이 투수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일깨워주길 바라고 있다.
야구에서 흔히 ‘좋은 포수가 훌륭한 투수를 만든다’는 격언이 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진리에 가깝다. 이미 삼성은 ‘명포수 효과’를 봤다. 2018시즌 강민호를 영입 이후 투수들이 성장곡선을 그렸다. 자칭타칭 소통왕으로 불리는 강민호는 선수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한다. 후배들은 베테랑 포수를 믿고 따랐다. 허삼영 감독도 “강민호와 투수들의 호흡이 좋다. 서로 신뢰도 두텁다. 수치상 드러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 분명 작용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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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포수의 활동반경은 그라운드 안팎을 가리지 않았다. 삼성 영건 원태인은 매일 아침 강민호와 사우나 회동을 갖는다. 이때 베테랑 포수는 영건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강민호는 부진에 빠졌던 원태인에게 “이제 맞을 때 됐다. 부담 내려 놓고 편하게 해라”는 등의 조언을 건넸다. 특별하지 않지만, 애정이 듬뿍 담긴 말 한 마디에 원태인은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원태인뿐만 아니라 삼성은 전도유망한 투수 유망주가 즐비하다. 이승현 양창섭 최충연 이재희 이승민 등 알을 깨고 나와야 할 투수가 많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승현은 올해 41경기에서 1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하며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2018년 데뷔한 양창섭은 입단 첫해 7승 6패 평균자책점 5.05를 기록한 바 있다. 최충연 역시 음주운전 사고로 징계를 받았지만,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영건이다. 이재희 이승민도 마찬가지다.
강민호와 김태군의 리드 아래 투수 유망주들이 성장한다면, 삼성은 다시 한번 투수 왕국을 열 수 있다. 탄탄한 마운드가 구축된다면, 제2의 삼성왕조 시대의 문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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