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프리에이전트(FA)는 어느 팀이나 필요하다. 통합우승을 일군 KIA라고 다를 리 없다. 내부 FA가 3명이나 나왔기에 더욱 그렇다. 경쟁이 치열할 것 같은 선수도 있다. 장현식(29)이다. ‘적정가’ 찾기가 만만치 않다.

2024시즌을 마친 후 KIA에서 임기영과 장현식, 서건창이 FA가 됐다. 3명 모두 자격을 얻었고, 자기 권리를 행사했다. KIA가 2연패에 도전하기 위해 필요한 선수들이다.

임기영은 가치가 살짝 떨어진 감이 있다. 올시즌 평균자책점 6.31이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빠졌다. 그래도 지난시즌 펄펄 날았다.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은 몸값이 낮아졌다는 뜻도 된다.

서건창은 ‘부활’을 말한다. 올시즌 타율 0.310, 출루율 0.416을 기록했다. 주전은 아니지만, 백업 혹은 플래툰 카드로 최상의 모습을 보였다. C등급으로 다른 팀에서 영입하기에 부담도 적다.

장현식은 ‘필승 카드’다. 75경기에 나서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다섯 경기 모두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이다. 말 그대로 ‘위용’을 뽐냈다. 2025년 다시 정상에 도전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선수다.

KIA는 모두 잡고 싶은 자원이다. 만약 3명이 다 떠나게 될 경우 팀 뎁스가 ‘확’ 약해진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KIA 단독입찰이면 모를까, 경쟁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당연히 몸값도 올라간다. 돈이 없는 구단은 아니다. 대신 무한정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심재학 단장은 “당연히 잡고 싶다. 대신 구단이 생각하는 적정가가 있다. 시장가는 또 다른 얘기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올라가지 않나. 구단끼리 경쟁은 또 하고 싶지 않고 그렇다.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공교롭게도 3명이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다. 원하는 곳이 많으면 ‘갑을’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 특히 장현식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2025시즌 후 최원준, 박찬호, 양현종 등이 FA가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심 단장은 “시장이 빠르게 흐를 것 같지는 않다. 상황을 봐야 하지 않겠나. 구단간 눈치 싸움도 꽤 치열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고액이 나와버리면, 내년에도 또 FA가 나오는데 연봉 불균형 생각도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모든 구단에서 ‘어떤 선수가 필요하다’고 밖으로 말하기도 조심스러울 것 같다. 그 말이 관심의 표현이 되지 않나. 예전과 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려도 될 시기인데 마음대로 안 된다. 심 단장은 “우승 다음 날 반나절 쉬었다”며 웃었다. 최근 모기업 본사에 들어가 중장기 계획도 보고하고 왔다. 바쁘고 또 바쁘다. FA라는 큰 산이 아직 남았다. KIA가 이 ‘난제’를 어떻게 풀까.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