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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프로 2년 차. 현대캐피탈 리베로 박경민(22)은 한 단계 도약했다.
박경민은 이번 시즌 V리그 남자부에서 가장 돋보이는 리베로다. 56.68%의 리시브 효율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이상욱(우리카드 44.24%)의 기록과 12% 넘게 차이가 난다. 말 그대로 압도적인 1위다. 박경민은 디그에서도 세트당 2.757회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 종합 선두로 수비적인 면에서는 현재 리그 최고 선수로 꼽힌다.
신인이었던 지난해 박경민은 43.02%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디그는 2.239회였다. 한 시즌 만에 확실히 더 나은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기록만 좋은 것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슈퍼 디그’를 한 경기에서 한 두 번은 꼭 해내고 한층 강해진 상대의 서브도 안정적으로 받아낸다. 불과 2년 차의 어린 선수가 부동의 주전으로 뛰는 이유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부침이 있는 편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가 두 번이나 이뤄질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시즌 초반에는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공격에는 기복이 있지만 박경민이 버티는 수비만은 안정감이 넘친다.
박경민은 여오현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와 닮은 점이 많이 제2의 여오현으로 불린다. 단신이지만 탄탄한 몸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피드, 여기에 넓은 수비 반경까지 유사하다.
12월 초부터 함께 훈련하며 26일 처음으로 박경민과 공식전을 치른 전광인은 “든든하다. 수비 범위가 넓다. 웬만하면 경민이의 오더를 들으려고 한다. 잘하는 선수의 말을 따라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경민이는 앞으로 계속 성장한다면 한국에서 좋은 리베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박경민의 수비의 리더로 인정하고 칭찬했다.
여오현은 한국 배구 역사상 최고의 리베로로 꼽힌다. V리그 원년 멤버인 그는 무려 18시즌을 뛰며 560경기, 2010세트에 출전하고 있다. 남녀부 통틀어 역대 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현재의 성장세라면 박경민은 팀 동료이자 선배인 여오현의 발자취를 따를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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