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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KBO리그의 2021년은 수난의 시즌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 참패와 몇몇 선수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팬들로부터 외면당했다. 야구 인기는 시들어졌다.
2022시즌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리그가 위기에 빠졌을 때 이를 타개할 구세주는 양질의 게임과 슈퍼스타의 출현이다. KBO와 각 구단은 세심한 부분부터 점검하고 잃어버린 팬들을 다시 구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스토리텔링과 스타 플레이어들의 발굴이 필요하다. 구단이 할 일이다.
메이저리그는 1994~1995년 선수단의 파업으로 월드시리즈마저 무산됐다. 2차세계대전 당시에도 벌어졌던 월드시리즈가 탐욕스러운 구단주, 선수노조 두 집단의 이해충돌로 초유의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1995시즌은 개막이 늦어지면서 162경기가 아닌 144경기 일정이었다.
팬들의 야구장 발길은 뜸해졌다. 각팀마다 관중 감소가 현저히 나타났다. 팀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비상이 걸렸다. 팬들을 다시 야구장에 돌리기 위한 묘책을 찾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러나 후반기들어 미국인들이 주목할 거리가 생겼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칼 립켄 주니어의 연속경기 출장기록 행진이었다. 유격수 립켄 주니어는 기량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백인에 핸섬한 ‘올 아메리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게다가 그가 기록을 좇고 있는 루 게릭 역시 팬들이 기억을 회고만 해도 가벼운 흥분을 느낄 정도의 골든보이였다. 뉴욕 양키스의 게릭은 근육수축 희귀병으로 30대에 사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8월 중순부터 립켄 주니어의 출장에 게릭의 2130 연속경기출장 기록 마이너스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9월에 들어서자 립켄 주니어의 일거수 일투족은 모든 방송으로 전파됐다.
사실 립켄 주니어의 연속경기 출장기록이 큰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포지션도 빼놓을 수 없다. 게릭은 1루수였지만 립켄 주니어는 부상 위험이 따르는 유격수다. 실제 게릭의 기록 경신이 초읽기에 들어갈 때 구단은 립켄 주니어의 숙소를 비밀에 부쳤다. 혹시나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기에 예방 차원이었다.
립켄 주니어는 1995년 9월6일 홈 캠든야드에서 2131 연속경기출장 기록을 새롭게 썼다. 5회가 끝나고 공식 경기로 인정되면서 팬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곧바로 캠든야드에 축전과 전화통화로 립켄 주니어의 대기록 달성에 의미를 부여하고 위대함에 경의를 표했다. 미국에서 야구를 ‘내셔널패스 타임(국민여가선용)’이라고 하는 이유다.
립켄 주니어는 파업으로 메이저리그의 실추된 인기를 끌어올린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MLB의 역사적 관점에서 1998년 후반기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로저 매리사 홈런 기록(61개) 도전도 1994~1995년 선수단 파업의 후유증을 털어버리는데 크게 도움이 된 게 사실이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출입기자들과 구단은 맥과이어가 약물을 복용하는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홈런 레이스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맥과이어에게 증거가 확실치 않은 약물 혐의를 씌울 수는 없었다.
KBO의 2022년은 출범 40주년을 맞는 시즌이다. 훗날 역사가 기억할 스타 탄생이 요구되는 시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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