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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동계올림픽은 백인들의 잔치다.”
오랫동안 NBC 방송 ‘투데이’ 앵커로 올림픽 방송을 진행한 브라이언트검블(73)이 내린 동계올림픽 정의다. 현재 HBO에서 활동중인 검블은 유명 방송인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개회식 티켓을 운전기사에게 선사한 일화도 있다.
일단 동계올림픽은 하계와 참가국 규모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동계의 뚜렷한 특징은 스피드 경기다. 컬링을 제외하면 모두 빙상과 설원에서 스피드를 겨룬다. 하계는 매우 다양하다. 여건상 남반구 국가에서는 동계올림픽 주최가 불가능하다. 동계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개최된 이래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24회째다.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국은 북반구 나라들이다. 미국 4회(레이크 플라시드 2회, 솔트레이크시티, 스쿠아밸리), 프랑스 3회(샤모니, 그르노블, 알베르빌), 오스트리아,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노르웨이, 스위스 등이 2회씩 개최했다. 이탈리아는 2026년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가 개최지로 확정돼 통산 3번째 개최 국가가 된다. 그 밖에 한국, 러시아, 유고슬라비아, 독일, 중국 등이 한 차례 개최했다.
하계올림픽보다 개최 국가가 집중되는 배경은 눈이라는 자연환경과 인프라다. 오스트리아, 스위스는 하계올림픽을 개최할 만한 재정과 여건은 안된다. 하지만 동계 대회는 두 차례씩 개최했다.
2020도쿄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는 206개국, 선수 1만1656명이다. 2022베이징 대회는 91개국, 선수 2871명이다. 남반구 국가의 출전은 들러리격이다. 올림픽 참가에 의의를 둔다. 자메이카 선수들의 봅슬레이 출전이 영화로도 화제가 되는 것도 환경이 받쳐주지 않는 불모지에서 시도했기 때문이다.
남반구의 뉴질랜드는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동계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여자 스노보딩에서 나왔다. 뉴질랜드 이웃나라 호주도 금1 동1개로 순항중이다.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에서 얻은 쾌거다. 두 국가의 메달은 동계올림픽 오리지널이 아닌 1992년, 1998년 젊은이들의 엑스트림 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들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시대 변화에 맞춰 채택한 종목이다.
호주는 스포츠 강국이다. 하계올림픽 역대 메달은 547개(금164 은173 동210)로 10위다. 하지만 동계는 고작 17개(금6 은5 동6)에 불과하다. 역대 올림픽 메달 랭킹 20위권 가운데 동하계를 동시에 포함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스웨덴, 한국, 네덜란드, 캐나다 등 13개국에 불과하다. 동계 강국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스위스는 하계에서 20위권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은 동하계 메달이 나란히 역대 15위에 랭크돼 있다. 스포츠 강국으로 손색이 없다. 동계에서는 평창 대회까지 한국(70)이 중국(62), 일본(58)을 앞섰다.
흑인(아프리카-아메리칸)으로 동계올림픽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딴 선수는 미국의 셰인 데이비스(39)다. 데이비스는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연속으로 스피드 스케이팅 10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은메달도 2개를 보태 올림픽 메달만 4개다.
동계올림픽에서는 역사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미국내에서도 데이비스를 크게 대접하지 않았다. 2018년 평창올림픽 때 미국 대표단 기수에서도 루지 선수인 어린 햄린에 밀렸다. 투표에서 동수가 나온 뒤 동전던지기에서 졌다. 그가 이룬 업적만으로 지명을 해야 하는 게 당연했다.
검블의 “동계올림픽은 백인들의 잔치다”는 말이 공허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