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5층 높이 제한\' 폐지로 스카이라인도 바..
서울시가 지난 8년간 묶여있던 ‘35층 룰’을 폐지하면서 그동안 침체했던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용산구 한남동과 서초구 잠원동 일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서울시가 지난 8년간 묶여있던 ‘35층 룰’을 전격 폐지하면서 그동안 침체했던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한강변에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고려한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용적률 상향 없는 층고 제한 폐지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일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을 통해 35층 높이 제한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전역에 일률적이고 절대적인 수치 기준으로 적용했던 35층 높이 기준을 삭제하고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건축이 가능한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3년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 원칙’을 마련해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35층 이하로, 한강 수변 연접부는 15층 이하로 층고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후 대부분의 한강변 아파트들은 35층을 넘지 못했다. 이런 규제가 오히려 획일화 된 ‘성냥갑 아파트’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규제 완화로 한강변을 비롯한 서울 주거지에서도 다시 초고층 아파트 등장이 가능해졌다. 특히 벌써부터 한강변 일대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들썩이고 있다.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GS건설은 서울시에서 인가받은 35층 설계안과 별개로 추후 층수 규제가 풀리는 것을 전제로 ‘68층 설계안’을 이미 제시한 상태다. 압구정 아파트지구에서는 2019년 3구역에 이어 최근 2구역이 49층 계획안을 공개했다.

다만 건설업계는 건물의 용적률은 그대로 두면서 층고 제한만 풀면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서울시내 3종 일반주거지역과 한강변 아파트 지구의 재건축 단지 용적률은 250%대에 묶여 있다.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단지도 서울시에서 인가받은 35층 높이의 용적률이 255%다. GS건설이 이촌동 한강맨션 조합에 제시한 68층 대안은 현재 법정 상한 용적률을 넘어서는 가상의 설계안이다.

업계에선 층고 제한은 풀면서도 용적률은 상향하지 않은 것은 집값 상승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오 시장의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오 시장은 이날 “용적률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높이 제한 폐지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일은 벌어질 수 없다”고 자신했다.

전문가들은 ‘35층 룰’ 폐지로 도시 품격과 미관이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절대적인 수치 기준으로 작용했던 35층 높이기준을 삭제해 유연하고 창의적인 건축이 증가한다면 한강변과 역세권 일대 스카이라인의 다변화와 사업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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