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201000490700034381

[스포츠서울 | 황혜정 인턴기자]연예계가 대선 후유증을 앓고 있다. 0.73%p 차 접전 끝에 종료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후의 자리엔 각종 조롱과 비판, 분노가 가득 찼다.

그룹 원더걸스 출신 핫펠트(예은)는 기호 2번을 지지했던 악플러로부터 조롱 메시지 폭탄을 받았다. 전소미, EXID 하니 등은 올린 투표 인증 사진이 윤석열 당선인의 지지를 뜻한다는 논란 끝에 결국 게시한 사진을 지웠다. 한편, 이재명 더블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측한 ‘나는 솔로’ 무속인 출연자는 예측이 틀리자 악플세례를 받았다. 그는 악플러를 향해 고소를 예고했다. 이처럼 대선 투표가 있었던 한 주는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핫펠트는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한 싱어송라이터다. 여성 인권을 향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었던 그였기에 일부 남성 우월주의자들로부터 악성 메시지를 받아온 터였다. 그러던 와중, 상대적으로 여성 정책이 빈약하다는 평을 받는 기호 2번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자 윤 당선인을 지지했던 일부 악플러들은 핫펠트 SNS에 몰려와 심각한 조롱과 이유없는 비난을 일삼았다.

이에 핫펠트는 해당 악플러들을 공개했는데 이 중 한 악플러가 자신의 신상이 그대로 드러나는 계정으로 악성 메시지를 보냈다가 신상이 털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해당 악플러는 핫펠트에게 사과했으나 이미 누리꾼들 사이에서 신상이 퍼져나가 악플러가 재학 중인 대학교 홍보 영상에 댓글이 수천 개가 달리는 등 해프닝도 벌어졌다.

가수 전소미는 대선 당일, 투표를 완료했다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배경이 붉은색이라는 이유로 기호 2번 지지자로 몰린 것. 이에 전소미는 손바닥으로 화면을 가려 붉은색이 된 것이라고 애둘러 표현했다.

그룹 EXID 출신 배우 하니(안희연)도 제20대 대선 투표를 인증하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하니는 지난 9일 인스타그램 부계정에 “참 어렵던, 이번”이라는 글과 함께 기표 도장이 찍힌 손등 사진을 찍어 올렸다. 이날 하니가 올린 글에는 ‘이번’ 이라는 문구에 누리꾼들은 ‘기호 2번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하며 정치색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하니는 지속된 비난에 해당 글을 삭제했다.

SBS플러스 연애 예능 ‘나는 솔로’ 4기 출연자인 무속인 정숙(가명)이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예언했다가 악플 세례를 받았다. 그는 “무분별한 욕설과 비하 발언을 참지 않겠다”며 소셜미디어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가 이내 고소를 선언했다.

0.73%p라는 역대 최소 격차. 그만큼 치열했던 대통령 선거였기에 이긴 쪽은 2배의 기쁨을, 진 쪽은 더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 연예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명인사이기 전에 국민으로서 스타들 역시 자신들의 정치 성향을 가지고 이를 표출할 수 있지만, 그와는 전혀 상관없이 유명인이란 이유만으로 스타들의 SNS 등은 악플러들의 전쟁터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는 결국 연예인들의 정치적 행동과 공개 지지 선언 등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들은 이번 대선과 같은 과열 양상에 어느 한쪽을 지지하거나 관련 게시글을 올렸다간 비호감 이미지를 사고 반대편의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아 당사자가 소속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며 “특히 의도와 전혀 관계없는 일방적인 비난, 악플들로 힘들어하는 스타들도 많다”고 말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