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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좌투수 김윤식이 7일 고척 키움전에서 호투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기자] 무실점 투구 후 2군에 내려가는 아쉬움을 감추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선발투수로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이고 싶다며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다. LG 신예 좌투수 김윤식(22)이 올시즌 시작을 완벽하게 장식했다.

김윤식은 7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68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개인 통산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LG의 개막 5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는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날은 안정된 제구를 뽐내며 든든히 마운드를 지켰다. 패스트볼 제구 외에도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이날 LG는 타자들도 꾸준히 점수를 뽑으며 키움을 6-0으로 꺾었다. 시즌 전적 5승 0패로 SSG와 함께 나란히 순위표 정상에 자리한 LG다.

경기 후 김윤식은 “오늘 컨디션이 좋았다. 자신이 있었고 (유)강남이형의 리드대로 던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완성도가 높아진 체인지업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임)찬규형한테 꾸준히 배웠다. 타자들과 싸울 수 있는 구종으로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올해 좀 더 좋아진 것 같다”면서 “좌타자 상대로는 슬라이더, 우타자 상대로는 체인지업이 있어서 한결 낫다. 오늘은 빠른 공도 잘 들어가서 변화구가 더 잘 통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볼넷을 단 하나만 기록한 데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김윤식은 “오늘 경기에서는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난 공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며 “김광삼 코치님께서 몸을 푸는 과정부터 변화를 유도하셨다. 예전에는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던졌고 투구 패턴도 그렇게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몸을 풀 때부터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간다. 그러면서 중심이 잡히고 팔이 벌어지면서 나오는 경우가 크게 줄었다. 오늘 제구가 된 비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수정된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는 “좌우는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높은 쪽은 잘 잡아주시는 것 같다. 오늘 던지면서도 느꼈다”며 “내게는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자신있게 던졌다. 볼넷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윤식의 다음 등판은 1군이 아닌 2군이 될 확률이 높다. 류지현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음날 김윤식을 2군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전날 호투한 손주영이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 로테이션 진입을 확정지었다. 오는 10일에는 케이시 켈리가 복귀전을 치르기 때문에 선발진 다섯 자리가 꽉 찬 LG다.

이를 두고 김윤식은 “예상은 했다. 어제 주영이형이 잘 던졌고 켈리까지 들어오면 5선발이 완성된다. 그래도 오늘 후회없이 내 공을 던졌다. 이렇게 던지면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인 때부터 유독 보직 이동이 많은 김윤식이다. 지난 2년 동안 선발과 중간투수로 꾸준히 이동하고 있다. 늘 팀이 필요로 하는 투수라는 증거지만 투수 입장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김윤식 또한 “계속 왔다갔다 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래도 투수라면 자신의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일단 한 자리에서 꾸준히 잘 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컨디션을 관리하기도 좋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다음날 2군으로 내려가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어깨에 대한 부담이 좀 있다. 그래서 작년부터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있다. 다른 투수들과 달리 등판 다음 날에는 공을 만지지 않는다. 등판 후 두 번째 날부터 가볍게 캐치볼을 한다”며 “2군에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회복하는데 집중하고 운동도 잘 하겠다. 그래서 열흘 뒤에 다시 1군에 오고 싶다. 지금 컨디션을 잘 유지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다짐했다. 8일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김윤식은 오는 18일 1군 복귀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시즌 목표를 두고 “선발투수로서 예전처럼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나 때문에 팀이 힘들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선발투수로 자리잡을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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