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여보\' 9회말 ^^2사 끝내기홈런 추신수[포토]
SSG 추신수가 5일 인천SSG랜더스파크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린 뒤 관중석에 있느니 가족에게 손하트를 발사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말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행동을 바꾼다.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은 운명을 바꾼다.’

자기계발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다. ‘추추트레인’도 이 격언을 믿고 있다. 믿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효과를 입증해 더 눈길을 끈다.

추신수(40·SSG)는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지난 12일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추신수는 모든 선수가 포함된 채팅방에 ‘전쟁이다.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하라’는 요지의 메시지를 남겼다.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선수도 있지만 어쨌든 키움보다 한 수 높은 응집력으로 역전승을 따냈다. 당시 선발 투수로 나선 노경은은 “선수들의 눈빛에 전율을 느꼈다.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추)신수형의 메시지가 분위기를 바꿨다”고 돌아봤다.

비로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만난 추신수는 “단어 하나가 생각에 변화를 일으킨다고 믿는다. 중요한 경기여서 마음을 다잡자는 의미로 보낸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소위 ‘궁서체’는 아니었지만, 야구를 대하는 추신수의 마인드를 고려하면 허투루 넘길 얘기는 아니었다.

2위 키움에 역전승한 후 자축하는 SSG선수들[포토]
SSG 선수들이 12일 인천SSG랜더스파크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자축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추신수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후배들에게 물어보면 ‘이기겠죠?’ ‘이길거에요’ ‘이겨야죠’ 등의 답이 돌아온다. 의문형으로 비칠 수 있는 답변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물음표가 남아있으면, 변수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추신수의 속내다. 그는 “오늘 경기는 ‘이긴다’ ‘이기는 게 당연한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승리한다는 확신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심리적으로 단단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미 하나이지만, 단어가 바뀌면 의미가 달라진다. 말이 달라지면 생각이 바뀌고, 바뀐 생각은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체감했기 때문에 후배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 전반기 1위 쟁탈전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배경에 추신수가 건 일종의 자기최면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추신수는 “메시지는 한 번 했으니 됐다. 다음에는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할 것”이라며 웃었다. 자신의 메시지가 크게 화제가 된 것에 짐짓 놀라는 눈치였지만 팀이 전반기 1위를 확정한 기쁨이 더 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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