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도 하락세?\'<YONHAP NO-2537>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의 월세 전환 시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극심한 ‘거래 절벽’ 속 역대급 침체에 빠졌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4만20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것이다. 4만건을 넘은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월세 거래 급증에 따라 올해 1∼6월 서울 임대차 거래량은 현재까지 10만5421건으로,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10만건을 넘어섰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강서·금천·강동구를 제외한 22개 구에서는 월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래량을 추월했다. 서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낀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35.8%에서 올해 39.9%로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인 준월세(21.3%)와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준전세(17.1%),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월세(1.5%)의 비중도 모두 같은 기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전세는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60.1%)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년 계약갱신청구권제와 5%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2020년 7월 말 시행된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일 기준)는 7793건으로 1만건을 밑돌았다. 종전 최소였던 지난해 상반기(2만5828건)의 30% 수준으로 급감한 수치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른 유형의 주택들 역시 매매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서울 단독·다가구주택 매매는 27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92건)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또한 올해 상반기 1만8864건으로, 지난해(3만2849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오는 31일 새 임대차법 시행 2년 도래와 맞물려 서울 아파트 신규 전세 재계약의 보증금이 더 오르면서 월세 거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부진은 올해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 위축 현상이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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