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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전주=정다워기자] 전북 현대의 외국인 선수 바로우는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바로우는 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7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13분 동점골을 넣으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했다. 바로우의 골로 전북은 무승부를 거뒀고 울산과 승점 6 차이를 유지했다. 승리해 3점 간격으로 좁히지는 못했지만 9점 차로 벌어질 뻔한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결과였다. 6점 차이면 아직 결말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바로우는 전반 내내 김태환의 거친 견제에 고전했다. 김태환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바로우를 철저하게 막아냈다. 손을 쓰는 반칙성 플레이도 불사하며 바로우 봉쇄에 집중했다. 전반전까지는 김태환의 완승이었다.
후반들어 기류가 달라졌다. 바로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원터치 2대1 패스를 시도하다 김태환의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김태환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후반 13분엔 원맨쇼를 선보였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맹성웅이 길게 올려준 공을 받아 단 한 번의 트래핑으로 김태환을 따돌리고 순식간에 페널티박스 안으로 접근했다. 이후 자신의 주발이 아닌 오른발슛을 시도했다. 공은 수비수 김기희 맞고 굴절돼 골대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바로우는 이후에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전북 공격의 첨병 구실을 했다.
바로우에겐 쉽지 않은 경기였다. 바로우는 경기 당일 오전 모친상 소식을 접했다. 가족을 잃을 슬픔을 안고도 울산전에 나섰다. 그는 “저와 가족에겐 힘든 날이었다. 하지만 울산전은 중요한 경기였다. 축구는 제 일이고 팀원들도 함께 준비했으니 티를 낼 수 없어 경기에 집중했다. 경기에 더 집중하도록 나를 더 강하게 몰아부쳤다”라며 개인사와 별개로 팀 승리를 위해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는 의지를 이야기했다.
강한 정신력은 경기 중에도 이어졌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전반전 바로우가 김태환에게 고전하자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그런데 바로우는 김 감독에게 “계속 왼쪽에서 뛰고 싶다”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김태환과의 경쟁을 이겨내겠다는 욕심의 표현이었다. 김 감독도 이를 존중해 바로우를 계속 왼쪽에 배치했다. 결국 바로우는 김태환을 이겨내며 골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바로우는 “김태환은 좋은 수비수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압박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더 의욕이 생긴다. 경기를 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저에게 달라붙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후반에 체력적으로 힘드니 공간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영국에서도 이런 압박을 경험해봤다. 익숙하다”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바로우는 8일 출국해 장례식에 다녀올 예정이다. 김 감독은 “축구도, 팀도 중요하지만, 가족이 더 소중하다. 전북의 다른 선수들이 공백을 잘 메워줄 것”이라며 바로우가 마음 편히 일을 치르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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