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전 대비 대표팀 소집한 벤투 감독[포토]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이 지난 9월20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소집훈련 둘쨋날 전술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파주 | 강영조기자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들러리만 서는 게 아닐까 걱정스럽다.”

축구대표팀은 2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해 본격적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 준비에 돌입한다. 약 2주간 훈련하다 다음달 11일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를 치른 후 12일 최종명단을 발표한다. 멤버가 정해지면 14일 카타르로 출국한다.

중요한 소집이지만 유럽파는 모두 불참한다. 시즌을 마친 K리거들과 달리 유럽파는 소속팀 일정으로 인해 차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국내 마지막 소집에 국내, 아시아 무대에서 뛰는 27명을 선발했다. K리거 외에는 손준호(산둥 타이산), ‘큰’ 정우영(알사드)이 합류한다.

최종 엔트리에는 26명만 들어갈 수 있다. 유럽파가 있기 때문에 27명 중 탈락자가 대거 발생할 수밖에 없다.

선발이 사실상 확정적인 유럽파로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턴), 황의조,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김민재(나폴리) 등 7명이 꼽힌다. 여기에 이강인(마요르카)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최대 8명까지 승선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소집 인원 중 18명만 남고 9명은 탈락하는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선수들도 이 사실을 안다. 대표팀에 들어간 것을 무조건적인 영광으로 생각하고 월드컵 참가를 위해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할 선수도 있겠지만 모든 이들의 마음이 같은 것은 아니다. 시기적으로 엔트리 진입이 어려운 것을 아는 선수들의 경우 동기부여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국내 한 에이전트는 “선수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상황을 잘 안다. 다른 때라면 모르겠지만 이 시기에 대표팀에 들어가는 게 오히려 선수에겐 힘들 수 있다. 동기부여가 부족한 선수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일부 선수는 스스로 들러리라 생각할 수 있다”라며 우려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최종 엔트리에 못 들어가도 다음을 기약하는 차원에서 이번 선발을 좋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다. 벤투 감독의 계약은 월드컵이 끝나면 종료된다. 사실상 ‘다음’은 없는 셈이다.

결국 벤투 감독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의욕적으로 이끌어야 에너지 넘치는 훈련 기간을 만들 수 있다. 월드컵 참가가 유력하지 않은 멤버들까지 끌고가지 못하면 훈련의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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