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강인 \'유연하게\'
카타르 월드컵대표팀 이강인이 17일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 11. 17.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절호의 기회다.

월드컵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무대다. 월드컵에서 잘해 새 팀으로 이적하는 케이스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아주 많다. 주목받는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면 자연스럽게 이적의 기회가 열리기 마련이다. 마침 이번 대회는 유럽 시즌 도중 열리기 때문에 이적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2개월간 시즌을 치르며 부족함을 확인한 팀들은 즉시 전력 보강을 위해 겨울 이적시장을 활용해야 한다. 월드컵은 필요한 자원을 찾을 ‘노다지’나 다름없다. 이를 위해 각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대회 현장을 찾는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은 이 기회를 누리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한국은 철저한 약자에 속한다. 지난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2회 연속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대회 독일전 승리를 제외하면 기억에 남는 경기가 별로 없다. 독일전마저도 철저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승리했기 때문에 경기에서 개인이 눈에 띄기는 어려웠다.

이번 대회는 다르다. 이미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선수들이 많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말할 것도 없고 1996년생 김민재(나폴리), 황희찬(울버햄턴), 황인범(올림피아코스) 등 여러 선수들이 유럽에 뿌리내리고 있다. 사실 손흥민의 경우 더 이상의 쇼케이스나 증명은 필요하지 않다. 이미 전 세계가 그의 기량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선수들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앞으로 더 좋은 팀으로 이적할 기회가 충분하다. 실제로 김민재나 황인범은 월드컵을 앞두고 여러 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소속팀에서의 입지가 불안한 황희찬이나 황의조(올림피아코스)에게도 월드컵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누구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월드컵은 더 소중한 무대다. 막내 이강인(마요르카)은 이미 유럽에서 주목 받는 재능이다. 월드컵에서 출전 기회를 얻고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더 나은 환경과 조건의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1999년생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나 송민규, 1998년생 조규성(이상 전북 현대)도 마찬가지다.

국내 에이전트들도 이번 월드컵을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 대표선수의 에이전트는 “월드컵 전 여러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번에 잘한다면 정말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카타르를 방문하려고 하는데 일이 잘 된다면 카타르가 아닌 해당 국가로 바로 이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과 팀의 활약이 모두 필요하다. 대표팀은 분명 H조에서 약체에 속한다. 우루과이, 포르투갈과 비교하면 분명 전력이 떨어진다. 좋은 경기를 하고 선수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는 냉정하게 말해 쉽지 않다. 반대로 생각하면 강호들을 상대로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일 경우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번 대회를 마친 후 벤투호에서도 월드컵 수혜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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