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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캐롯 김승기 감독. 제공 | KBL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괜찮아. 다음에 꼭 이기게 해줄게.”

선수들을 질책하기 보다는 다음을 기약했다. 사령탑인 자신도 감정에 치우쳤던 것을 반성하면서 2라운드 복수를 다짐했다. 지난달 16일 고양 캐롯 이적 후 처음 안양으로 돌아왔던 캐롯 김승기 감독 얘기다.

당시 캐롯은 안양 KGC에 62-73으로 패했다. 개막전 다음날 열린 이틀 연속 경기였고 선수층의 차이가 고스란히 결과로 이어졌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캐롯보다는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고 선수층도 두꺼운 KGC가 우위를 점해 낙승을 거뒀다.

그냥 한 경기는 아니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7년 동안 KGC의 항금기를 만들었다. 두 차례 우승, 한 차례 준우승을 이뤘다. 우승 전력이 아니더라도 특유의 과감한 수비와 적극적인 공격을 팀컬러 삼아 KGC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지난 시즌에도 KGC는 챔프전에 올라 서울 SK와 치열하게 맞붙었다.

그리고 KGC와 김 감독의 인연은 마침표를 찍었다. 옵션 실행을 두고 차린 협상 테이블에서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았고 김 감독은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캐롯으로 이적했다. 캐롯 초대 사령탑을 맡아 바닥부터 팀을 다시 만들고 있다. 이번 시즌에 앞서 전문가들의 전망은 지난 시즌 준우승팀 KGC는 상위권, 캐롯은 중하위권이었다.

전망은 반만 맞았다. 2라운드 초반인 현재 KGC는 시즌 전적 11승 3패로 1위, 캐롯은 9승 4패로 2위다. 김승기 감독이 7년을 함께 한 KGC와 이번에 처음 지휘봉을 잡은 캐롯이 정상을 놓고 경쟁 중이다. 그리고 오는 25일 다시 안양에서 캐롯과 KGC가 격돌한다.

단순히 김 감독만 관심을 받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매치업 또한 흥미롭다. KGC 시절 김 감독이 전담마크하며 훈련시킨 변준형과 현재 김 감독이 전담마크하는 이정현이 마주한다. 둘다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로서 팀 공격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팀을 조율하고 동료들의 찬스를 만들어주는 부분에서는 경험이 있는 변준형이 우위지만 단순히 공격력만 보면 프로 2년차 이정현도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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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 변준형. 제공 | KBL

이번 시즌 변준형은 경기당 평균 12.6점 5.4어시스트 2.3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어시스트는 23일 기준 리그 2위다. 이정현은 경기당 평균 16.5점 3.6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다. 서로 상대 볼핸들러를 저지하는 수비를 준비해서 펼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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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캐롯 이정현. 제공 | KBL

KGC 최고 수비를 자랑하는 문성곤과 캐롯 슈터 전성현의 맞대결도 키포인트다. 전성현은 지난 시즌까지 김 감독과 함께 KGC 황금기를 이뤘다. 그리고 이번 여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캐롯으로 이적했다. 유니폼은 바뀌었지만 김 감독과는 인연을 이어간 전성현이다.

1라운드는 문성곤의 완승이었다. 그는 전성현을 7득점으로 막았다. 전성현의 야투율은 25%에 그쳤다. 김 감독 뿐이 아닌 전성현에게도 2라운드가 복수전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