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SSG ‘아기 짐승’ 최지훈(26)이 극적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까. 일단 여지는 있다. 피츠버그 최지만(32)의 합류가 아직 미정이기 때문이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활용도’ 측면이라면 발탁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최지만은 지난해 11월 탬파베이를 떠나 피츠버그로 이적했다. 같은 달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까지 받았다. 재활까지 3개월. 일정상 WBC 출전은 문제가 없다. 최지만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딱 현재 상황만 보면 팀 내 입지가 살짝 불안하다. 피츠버그는 최지만을 1루수로 쓰기 위해 데려왔다. 동시에 베테랑 카를로스 산타나도 영입했다. 지난해 최지만이 타율 0.233, 11홈런 52타점, OPS 0.729를 올렸고, 산타나는 타율 0.202, 19홈런 60타점, OPS 0.692를 만들었다. wRC+(조정득점생산력)은 최지만이 116, 산타나가 102를 기록했다.
홈런은 산타나가 더 많이 치지만, 생산성은 최지만이 위다. 단, 최지만도 압도적인 성적이 아니다. 작년 400타석 이상 들어선 1루수들 가운데 wRC+ 19위다. 팬그래프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1.3으로 1루수 가운데 20위. 2023시즌 후 FA가 되기에 무조건 잘해야 하는 시즌이다.
일단 최지만은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피츠버그가 ‘태클’을 걸 수도 있다. 아직 2023년 연봉협상도 타결되지 않았다. 연봉조정위원회까지 갈 수도 있다. 미운털이 박힐 수도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수술을 사유로 출전을 불허할 경우 방법이 없다.
|
대표팀 이강철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 부분을 체크하고 있다. 당초 30인 명단을 발표할 때도 “피츠버그가 허락하지 않으면 출전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에 하나 최지만의 출전이 불발될 경우 다른 선수를 뽑아야 한다. 최지만이 1루수이기에 1루수를 택할 수도 있다. 오재일이 첫 손에 꼽힌다. 기술위원회에서도 오재일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 단, 박병호와 강백호라는 1루 자원이 이미 있고, 여차하면 김현수, 박해민 등도 1루로 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선수를 선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지훈이 눈에 띈다. 이 감독과 기술위에서 발탁을 놓고 고민한 선수가 최지훈이다. 현상만 보면, 박해민에게 밀린 모양새다. 그러나 대주자·대수비 자원으로 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수비라면 리그 전체로 봐도 손에 꼽히는 자원이다.
최지훈은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지만, 생각해보니 안 뽑힌 것이 맞는 것 같다. 한 시즌 잘했다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WBC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한 대회 아닌가. 세계에서 스타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내가 아직 태극마크를 달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고 담담히 밝혔다.
여건이 변했다. 극적으로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맹활약한다면 금상첨화다. SSG도 웃을 수 있다. 타인의 처지에 따라 자신의 거취가 정해지는 감은 있지만, 어쨌든 대표팀은 갈 수 있으면 좋은 곳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