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이승윤, 서울가요대상 올해의 발견상 수상
가수 이승윤이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열린 ‘제32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올해의 발견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음악이 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저는 이러나저러나 음악이라는 걸 했을 거예요.”

‘음악’이란 본인에게 어떤 의미냐는 물음에 돌아온 가수 이승윤(35)의 대답이다. ‘천생 음악인’이다.

JTBC ‘싱어게인(2021)’ 첫 우승을 거머쥐며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에도 이승윤은 묵묵히 자신만의 걸음을 옮기고 있다. 지난해 첫 단독 콘서트를 마쳤고, 자신의 치열한 고민과 음악 세계를 담은 두 번째 정규앨범을 2년 만에 세상에 공개했다.

느리지만 분명하다. 이승윤은 “제가 처음 뗀 발걸음의 방향성을 잃고 싶진 않았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닌 거 같다”며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란 말을 많이 들었다. 물이 들어왔다고 엉뚱한 데로 가고 싶진 않았다”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승윤은 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옛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32회 서울가요대상’ 시상식(스포츠서울 주최·서울가요대상 조직위원회 주관)에서 ‘올해의 발견상’수상자로 호명되며 그 노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수상 소감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서른다섯 살인데 음악 시상식에 처음 와봤다”고 운을 뗀 이승윤은 “고민도 많았고 타박도 많았는데 상을 받으니 위로받는 것 같다. 나를 발견해줘서 고맙고 계속 열심히 살아보겠다. 그동안 나를 계속 발견해 준 이들에게 이 상을 바치겠다”고 진정성 가득한 소감을 밝혔다.

이승윤 프로필사진
가수 이승윤. 제공 | 마름모

서울가요대상에 첫 참석해 첫 수상을 한 이승윤을 백스테이지에서 만나 못다 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1년을 돌아본 이승윤은 “하나를 꼽을 수 없이 지난 한 해가 통틀어 오래도록 기억될 거 같다”며 “첫 단독 콘서트도 열었고, 여러 페스티벌을 다니면서 응원하러 와주신 팬분들로 충만한 1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이승윤은 지난해 3월 올림픽홀 첫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11월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러브 인 서울 2022’까지 매 공연 매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콘서트가 매진됐다는 사실을 알고 굉장히 놀랐다는 이승윤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나고 이후에 제가 해야할 책임들을 다 해왔다. 단독 콘서트까지가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서 준비했는데 감사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승윤
가수 이승윤 제공 | 마름모

‘싱어게인’에서 ‘30호 가수’로 출연한 이승윤은 비록 이름은 가렸지만 경연 내내 화제였다. ‘장르가 곧 이승윤’이라는 심사평을 들을 정도로 이승윤의 음악은 특정한 틀과 공식에 갇혀 있지 않고 자유분방하다.

그러나 ‘자유로운 영혼’일 것만 같은 이승윤이 인터뷰 동안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책임감’이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저는 제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오디션을 통해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저를 보러 와주셨는데 오디션을 통해 본 저의 모습을 응원해주시는 ‘마음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비로소 제 음악 생활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가요대상에서 받은 ‘올해의 발견상’은 이승윤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이미 ‘싱어게인’이란 경연 프로그램으로 2020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그이지만,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비로소 음악인으로서 이승윤의 날개를 본격적으로 펼칠 시기에 받은 상이기 때문에 그에게는 새로운 2막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지난달 26일 발매한 이승윤의 정규 2집 ‘꿈의 거처’는 발매 일주일만에 초동 8만장을 기록했다. 앨범엔 동명의 타이틀곡 ‘꿈의 거처’를 비롯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웃어주었어’와 올해 1월 공개한 ‘비싼 숙취’, 이전에 발매됐던 ‘영웅수집가’, ‘1995년 여름’, ‘시적허용’의 리레코딩 버전 등 총 12곡이 수록됐다. 역시나 이승윤 특유의 개성이 잘 묻어있는 곡들이다.

2년 만에 세상에 나온 이번 정규앨범은 “모든 에너지를 앨범 만드는데 썼다”고 말할 정도로 이승윤이 공을 쏟은 앨범이다. “단독 콘서트 이후 이제 뭘 해야 할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민하다 일단 앨범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걸 세상에 내보이고 답을 찾자는 생각이었다. 오래 걸린 건 제가 충분히 공을 들여서 준비해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점에 발매하고 싶어서였다.”

이승윤은 현재 첫 전국투어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2023 이승윤 전국투어 콘서트 DOCKING’은 오는 18일, 19일 서울을 시작으로 4월 1일 광주까지 약 두 달간 6개 도시, 총 7회 진행된다. 이승윤은 이번 전국투어를 통해 약 2만 명의 관객들과 만난다.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새 공연에 대해 이승윤은 “정규 2집이 나오는 만큼 관련된 곡들로 무대를 많이 꾸밀 거 같다”며 “작년 콘서트는 제 책임을 다하려고 열었다면, 이번에는 다같이 즐겁게 지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기대를 모았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하자 깊게 고민하던 이승윤은 “특별히 2022년은 제게 감사한 한해였다. 모두 팬분들 덕분이다”며 “덕분에 제 음악으로 음악 세계를 걸어 다닐 수 있었다. 2023년에도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다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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