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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충무로 흥행보증수표로 손꼽히는 배우 유아인(37·엄홍식)의 20년 커리어가 물거품 될 위기에 놓였다. 곧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마약류 관련 약물검사 결과에 영화계부터 광고계까지 이목이 쏠렸다.
◇마약 스캔들에 ‘설상가상’ 병역 특혜 의혹까지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를 받고 조사 중이던 유아인은 지난 1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마약류 감정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오며 많은 지탄을 받았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국과수에 의뢰한 유아인의 마약류 감정 결과 소변에서 대마의 주성분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유아인이 2021년부터 여러 병원을 돌면서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정황을 포착,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의 성형외과 등 병·의원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수사관 등을 보내 지인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귀국한 유아인 신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당시 경찰은 유아인의 체모, 소변 등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제공했다. 해당 소변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앞서 제기된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 대해서는 음성 반응이 나왔다. 프로포폴의 경우 3~4일이 지나면 체내에서 사라져 소변 검사로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마약류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모 감정 결과는 이달말께 공개된다. 유아인 소속사 측은 “경찰과 국과수로부터 대마 양성 반응과 관련한 내용을 확인받은 바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경찰이 이미 프로포폴 투약 외에 추가 혐의점을 발견하고 공항에서 잠복 수사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한차례 경찰 소환 조사를 마친 유아인은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아인에게는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여기에 설상가상 병역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앞서 유아인은 지난 2017년 6월 27일 골육종 진단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민원인은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된 병역 브로커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병무청 내부 직원의 연루 가능성을 포착했다며 6년전 유아인의 병역 면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아인과 소속사 측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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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촬영 마쳤는데…영화·광고계 골머리
개성 강한 연기력과 이미지로 연예계에서 활발히 활약해 온 터라 파장도 상당할 전망이다. 아역 배우로 시작해 오랜 시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종횡무진했던 유아인의 커리어에도 치명적 오점이 생겼다.
2003년 KBS2 성장드라마 ‘반올림#1’으로 데뷔한 그는 KBS2 ‘성균관 스캔들’, JTBC ‘밀회’, SBS ‘육룡이 나르샤’ 등 청춘로맨스, 정통멜로, 사극 등에서 다채로운 연기력을 과시했다. 유아인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청춘의 표상’이다. 그는 영화 ‘좋지 아니한가’ ‘완득이’ ‘깡철이’ ‘버닝’ 등 많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청춘의 얼굴을 그려왔다. 2015년에는 영화 ‘베테랑’ ‘사도’를 연이어 히트 시키며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고 어엿한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번 마약 스캔들로 인해 이 모든 게 무너질 위기다. 문제는 유아인 본인 뿐만이 아니다. 방송계와 영화계는 그야말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유아인이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승부’와 ‘하이파이브’가 상반기 공개될 예정이었고, 넷플릭스 드라마 ‘종말의 바보’도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주연작만 벌써 세 개고, 촬영을 앞둔 작품들은 이보다 더 많다. 그러나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 대마까지 흡입한 사실이 확인되면 이 작품들의 공개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주연 배우이기 때문에 편집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넷플릭스 ‘지옥’의 후속편도 올해 초 촬영 예정이었으나 수사 결과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커졌다.
패셔니스타로 주목 받던 그는 광고계에서도 ‘손절’ 당하고 있다. 유아인을 모델로 기용한 브랜드인 무신사, 네파, 종근당건강, 오뚜기 등은 현재 ‘유아인 지우기’에 나선 상황이다. 일부 브랜드들은 계약 해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네파 매장 외부에 붙어 있는 광고판에 유아인의 얼굴 부분이 종이로 가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 광고계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유아인이 노출된 광고는 내렸다고 하더라도 일부 브랜드는 해당 배우의 이미지와도 깊숙히 연결되어 있어 더욱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마약 투약 사실이 확실히 될 경우 계약해지로 인한 위약금 분쟁도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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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 하면 또, ‘자숙 없는 복귀’ 우려도
최근 돈스파이크, 비아이 등이 마약류 상습 투약으로 대거 적발돼 연예계가 술렁인 가운데 유아인의 마약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대중들은 실망과 피로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마초, LSD를 사들이고 이를 일부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은 비아이는 재판 기간에도 음반을 발매하고 피처링을 하는 등 반성없는 태도로 분노를 샀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2019년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박유천도 해외 팬미팅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3월 프로포폴과 비슷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하고 건물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던 휘성도 지난해 콘서트, 팬미팅 등으로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유아인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경찰의 마약 조사를 받은 당일 광고 촬영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구설에 올랐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다른 범죄에 비해 유독 마약과 관련해서는 쉽게 용인되는 업계 분위기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연예인들의 마약 범죄는 자칫 모방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어 엄격한 처벌과 규정과 방송 출연 정지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