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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K팝의 글로벌 열풍에 영화관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도 가수들의 면면을 담은 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다.
해외 시청자가 많은 OTT에서 K팝 콘텐츠가 각광 받는다는 건 그만큼 해외에서 K팝 장르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방증한다. 눈여겨볼 점은, K팝 아티스트의 콘서트 실황을 담았던 콘텐츠에서 점점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아티스트의 음악적 고민과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월드투어와 앨범, 무대 준비 과정을 비롯해 K팝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아 한층 폭넓은 시청층을 아우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방탄소년단, 슈퍼주니어, NCT 127 등 보이그룹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대거 준비했다. 지난 1월 공개한 ‘슈퍼주니어: 더 라스트 맨 스탠딩’은 데뷔 18년을 맞이한 슈퍼주니어의 지난날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을 조명한 ‘제이홉 인더박스’도 지난달 17일 공개됐다. 제이홉의 첫 번째 솔로 앨범 ‘잭 인 더 박스’ 제작기와 활동을 담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공개 이틀 만에 디즈니플러스 영화 부문 월드차트 10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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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성장과 음악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BTS 모뉴먼트: 비욘드 더 스타’와 NCT 127의 월드투어를 담은 ‘NCT 127 로스트 보이즈’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왓챠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는 더보이즈 큐, 에이티즈 우영, 르세라핌 김채원, 오마이걸 효정 등 4세대 아이돌에 초점을 맞춰 화려한 아이돌이 아닌 ‘나’로서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다큐멘터리다.
K팝 산업의 전 세계적인 성공과 아티스트, 제작자, 팬덤 등을 입체적으로 조망한 다큐멘터리 티빙 ‘케이팝 제너레이션’도 16일 파트2를 공개한다. 1세대 H.O.T. 강타부터 2세대 슈퍼주니어 이특, 샤이니 민호, 2PM, 하이라이트, 3세대 EXO 수호, 4세대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아이브 등 22개의 팀이 출연해 직접 K팝을 이야기한다.
이밖에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NCT와 연습생 SM루키즈가 나오는 글로벌 콘텐츠 ‘웰컴 투 NCT 유니버스’는 티빙에서, 에스파의 여행 리얼리티 예능 ‘에스파의 싱크로드’는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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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다큐멘터리는 팬덤 등 수요층이 확실하다는 강점이 있다.
구독자 확대에 유리하다 보니 국내외 OTT에서는 제작과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왓챠 ‘다음 빈칸을 채우시오’는 일본 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1월 일본 신규 구독자 증가 폭이 전월 대비 3배가 넘게 뛰었다. 왓챠가 일본에서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 폭이다.
2021년 공개한 예능 ‘소년멘탈캠프: NCT DREAM 편’도 웨이브에서 신규 유료 가입자를 가장 많이 끌어온 K팝 콘텐츠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K팝을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로 풀어내면서 화려함 이면의 인간적인 면모와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경험과 가치관 등을 녹여내며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 흥행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크린에서도 K팝의 감동은 이어지고 있다. 앞서도 OTT들은 콘서트 생중계 등의 콘텐츠를 통해 음악 팬덤을 겨냥하는 시도를 이어왔다. 디즈니플러스는 방탄소년단의 미국 콘서트 실황 ‘퍼미션 투 댄스 온 더 스테이지-LA’를 독점 공개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티빙은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서울’을 생중계하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
K팝 공연 실황은 최근 영화관이 아이맥스, 4DX 스크린관 등 체험형 공간으로 변모하는 트렌드와도 맞물리며 마치 콘서트 현장에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며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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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지난해 10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BTS 옛 투 컴 인 시네마’는 지난달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총 128개국에서 개봉했다.
위너도 콘서트 현장, 리허설, 단독 인터뷰 등을 담은 ‘위너 2022 콘서트 더 서클 - 더 무비’를 상영했고, 지난 1일부터는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을 구가하고 있는 트로트 스타 임영웅의 지난해 12월 서울 콘서트 실황을 담은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도 개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블랙핑크는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블랙핑크 더 무비’두 편의 영화를 선보이며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부터 임영웅, 김호중 등까지 장르를 아울러 K팝 산업이 성장한 과정과 성과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이어지며 대중과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꾸준히 유튜브 등에서 아이돌 예능 형식의 자체 제작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OTT와 영화를 통해 공개되는 K팝 다큐멘터리는 글로벌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성장사와 인간적인 면모들 담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며 “미처 몰랐던 뒷이야기와 아티스트의 면면을 파헤치며 팬들에겐 만족감을, 깊이 있는 메시지와 소재로 다양한 연령대의 다국적 이용자의 새로운 소비층을 겨냥할 수 있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