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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주=강예진기자] “누구든 가능하다.”
미드필더 황인범(27·올림피아코스)은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로 불렸다. 중원에서 볼을 자유자재로 배급,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였기에 붙은 별명이었다. 이제는 벤투가 아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한다. 22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전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황인범은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한다면 모든 선수가 황태자가 될 또 다른 황태자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황인범은 이틀 전(20일) NFC에 소집했다. 클린스만 체제의 훈련에 대해 “소집 후 이틀 동안은 회복 훈련에 집중했다. 인원이 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술적인 것보다는 가볍게 훈련했다. 때문에 벤투 감독 때와 어떤 점이 다르다고는 명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시려고 하는 게 느껴진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훈련하게 되는데, 어떤 훈련이 준비돼 있을지 기대된다. 잘 따라서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표현이 주는 부담감이 황인범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는 “부진할 때면 좋지 않은 의미로 비난의 화살이 감독, 코칭 스태프에게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부분에서 더 동기부여가 됐다.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클린스만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선수는 누가 될까. 황인범은 “어려운 질문이다. 식상한 답이지만, 모든 선수가 황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이 원하시는 걸 잘 맞춰서, 팀적으로 준비한다면 누가 됐든, 황태자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라면서 “어떤 감독이 오시든 클럽이나 대표팀에서 1~2명의 선수는 그런 표현을 얻게 된다. 다른 선수가 되더라도 감독께서 한 선수를 믿어주시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어떤 선수가 되더라도 좋은 선수가 그 표현을 얻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콜롬비아를 만난다. 황인범의 소속팀 동료 하메스 로드리게스도 콜롬비아 대표팀 명단에 이름 올린 가운데, 적으로 마주하게 됐다. 황인범은 “A매치가 결정 난 뒤 소속팀 동료들이 ‘한국이 이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더라. 하메스는 한국 선수들이 지치지 않고 90분 내내 뛰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피해야겠다고 했다. 하메스의 특징을 선수들에게 하나하나 다 이야기해줄 것”이라며 “특별한 것보다는 늘 해왔던 대로 한다면 감독께서 좋게 봐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