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 투어에 나선다. 목적은 ‘유럽파 케어’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클린스만 감독은 14일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다. 클린스만 감독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독일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유럽파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15일 런던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AFC본머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며 주장 손흥민의 컨디션을 점검한다. 토트넘은 클린스만 감독이 뛰었던 팀이라 손흥민과의 만남이 더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어 16일 글래스고에서 셀틱 오현규를 보고, 18일 나폴리로 건너가 김민재가 뛰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관전하게 된다. 나폴리가 AC밀란을 상대하는 빅매치다.

마지막으로 고국인 독일에서 22일 마인츠와 바이에른 뮌헨전을, 23일 프라이부르크와 샬케04전을 본다. 이재성, 작은 정우영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일정이다.

선수들의 기량과 컨디션을 확인하는 게 목적이지만 그보다는 지난 3월 A매치 이후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한 김민재와의 면담이 가장 중요한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전을 마친 뒤 “힘들다. 멘탈적으로 많이 무너진 상태다. 당분간... 당분간이 아니라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이적설 때문이 아닌 그냥 축구적으로 힘들다.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직 (대한축구협회와는) 조율이 된 건 아니다”라며 은퇴 선언으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해명하긴 했지만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이후 손흥민의 SNS 계정을 ‘언팔’을 했다 재차 팔로우를 한 게 확인돼 다시 한 번 논란이 됐다. 김민재는 “흥민이형이 항상 대표팀 소집이 끝나면 그런 글을 올리는데, 전날 진행한 내 인터뷰로 인해 오해를 했고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면서 ”내 생각이 짧았고 잘못했다. 흥민이형에게 따로 연락해서 사과를 드렸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라고 사과해 사건은 일단락됐다.

일단 논란은 진화됐지만 김민재는 확실히 ‘멘탈 케어’가 필요해 보인다. 이번시즌 나폴리에서 강행군을 이어온 가운데 김민재는 부상을 안고 카타르월드컵을 소화했다. 월드컵 이후에도 쉴 틈 없이 세리에A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살인적인 일정을 보내고 있다. 심신이 지칠 법도 하다.

김민재는 대표팀에서 손흥민만큼이나 중요한 선수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진출 후 월드클래스 수준의 센터백으로 성장했다. 나폴리 선두 질주의 핵심으로 전 유럽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0만 유로(약 724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한다는 게 현지 언론의 예측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과제 중 하나가 김민재의 능력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그를 중심으로 더 강한 수비를 구축해야 다음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소호한 김민재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대표팀에서 다시 생기 넘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클린스만 감독이 도와야 한다.

김민재와 클린스만 감독의 소통은 대표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소통’을 꼽았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김민재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가장 중요한 시점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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