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축복받은’ 파이터가 외친 ‘축복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 UFC 페더급 챔피언이자 랭킹 2위 맥스 할로웨이(31∙미국)가 랭킹 4위 아놀드 앨런(29∙영국)을 상대로 5라운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맥스 할로웨이와 아놀드 앨런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티모바일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앨런’ 대회 메인 이벤트에서 격돌했다.

할로웨이는 그 치열하다는 UFC 페더급에서 13연승을 거두며 무적의 챔피언으로 군림했다. 컵 스완슨, 찰스 올리베이라, 조제 알도, 브라이언 오르테가 등의 강자를 꺾으며 최강자 반열에 오른 그였다. 할로웨이가 자신의 링네임인 ‘축복받은(Blessed)’을 따서 명명한 이 시기는 분명 ‘축복의 시대(Blessed era)’다.

하지만 할로웨이는 지난 2019년 ‘UFC 245’에서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를 만나 타이틀을 뺏겼다. 이후 볼카노프스키에게 두 차례 더 패배하며 주춤했다.

할로웨이는 현 챔피언 볼카노프스키에게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알렉스 페레이라에게 세 차례 패배 후 끝내 복수에 성공한 이스라엘 아데산야를 보며 자극을 받았다.

할로웨이가 다시 챔피언 도전에 나서기 위해 꼭 이겨야 할 상대는 아놀드 앨런이다.

1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할로웨이는 “챔피언이 되고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되는 게 내 동기가 아니라면 내가 왜 이 시합을 받았겠나. 내가 그저 돈이나 벌고자 했다면 쉬운 상대와 싸웠을 것”이라며 타이틀 탈환 의지를 드러냈다.

아놀드 앨런은 현재 UFC에서 가장 뜨거운 신성 중 하나다. 댄 후커, 캘빈 케이터를 피니시 하는 등 12연승을 달리고 있다. 뛰어난 복싱과 레슬링 실력을 갖춘 웰라운드형 파이터다.

앨런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 그는 “할로웨이는 지루한 경기를 하지 않는다”라고 인정하면서도 “그 덕에 내 최고의 모습을 끌어낼 수 있을 거다. 목표는 그를 피니시 하는 것. 하지만 5라운드 판정까지 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할로웨이는 앨런을 KO 시킬 생각이었다. 할로웨이는 UFC 페더급 사상 최다 KO(TKO) 승 기록 보유자다. 하지만 상대를 한 방에 KO시키기보다는 여러 펀치를 누적시켜 레퍼리 스톱(TKO)을 이끌어내는 ‘볼륨 펀처’에 가깝다. 그래서 일부 악성 팬들은 그를 ‘물주먹’이라고 조롱한다.

그는 자신을 ‘물주먹’이라고 비난하는 팬들을 보며 “내가 서브미션 승을 거둔다면 ‘물주먹’ 꼬리표가 계속 붙을 거다. 이번에 KO 승으로 확실하게 보여줘야 사람들이 내 주먹의 위력을 떠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할로웨이는 치고 올라오는 신예에게 복싱 교습소를 열어주겠다는 계획이었다. 캘빈 케이터에게 445대의 유효타를 퍼붓고 케이터의 주먹을 노 룩으로 피하며 “내가 UFC 최고의 복서다”라고 외쳤듯, 이번에도 앨런에게 굴욕을 안겨주겠다는 생각이었다.

할로웨이와 앨런은 15일(한국시간) 모두 146파운드(66.2kg)로 계체를 통과했다. 페더급 한계 체중을 꽉 채운 수치다.

경기 당일, 할로웨이는 시작부터 앨런에게 로블로를 당했다. 이후 할로웨이는 틈을 파고드는 빠르고 날카로운 펀치 연타를 성공했다. 앨런도 지지 않고 강력한 펀치를 할로웨이의 안면에 적중시켰다.

할로웨이와 앨런은 치열한 카운터 대결을 펼쳤다. 서로의 펀치와 킥이 교차하는 가운데 1라운드가 종료됐다. 1라운드는 타격에서 24-10으로 할로웨이가 앞섰다.

2라운드에서 앨런은 묵직한 펀치로 할로웨이를 흔들었다. 할로웨이는 맷집으로 버티며 앞손을 뻗었지만 앨런이 잘 방어하며 어려운 싸움을 이어갔다. 앨런은 예고했던 대로 상당한 복싱 실력을 보였다. 2라운드는 앨런이 가져갔다.

3라운드에서 할로웨이는 앨런의 뒷손에 대비해 거리를 두고 킥을 활용했다. 할로웨이가 빠르게 던진 앞손에 앨런이 쫓아 들어가며 펀치를 시도했다. 할로웨이는 앨런의 강력한 펀치에 섣불리 들어가지 못하고 타이밍을 노린 펀치와 킥으로 포인트를 쌓았다.

분위기는 할로웨이 쪽으로 넘어왔다. 할로웨이는 4라운드에 들어서며 앨런의 움직임을 읽기 시작했다. 천재 파이터는 앨런의 공격을 흘리며 영리하게 펀치 연타를 적중시켰다. 앨런이 박력 넘치는 한 방을 노리면 할로웨이는 맷집으로 버텼고, 무서운 집중력으로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마지막 5라운드에서 앨런은 오로지 전진했다. 심판의 마음을 자신 쪽으로 돌리기 위해 전진했고, 이 과정에서 할로웨이는 스피닝 백 엘보를 성공했다. 5라운드까지 결과 할로웨이가 심판 판정 만장일치 판정승(49-46, 49-46, 48-47)을 거뒀다.

이로써 맥스 할로웨이는 자신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챔피언 볼카노프스키에 대한 도전에 박차를 가했다. 총 전적 31전 24승 7패를 기록했다. 아놀드 앨런은 12연승 기록이 깨지며 총 전적 21전 19승 2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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