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명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인 지난 1998~1999 시즌 트레블 위업을 달성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한 것이다.

잉글랜드 구단으로서는 아직도 유일무이한 업적이다. 그런데 맨유의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가 맨유의 그런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맨시티는 27일 오전(한국시간) 2022~2023 시즌 EPL 단독선두를 달리던 아스널과의 홈 맞대결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선두탈환 초읽기에 들어갔다. 아스널보다 2경기를 치르고도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혔기 때문에 분위기는 완전 맨시티 쪽으로 기운 형국이다.

최근 상승세로 보면 맨시티의 트레블 달성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하지만 그 길이 순탄하고만 할 수 없다.

무엇보다 6월2일 밤 11시(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유와의 이번 시즌 FA컵 결승이 중대 고비다. 객관적 전력상 맨시티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맨유가 호락호락 우승을 내줄 리 없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맨유는 자신들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가 3개의 트로피를 동시에 보관한 유일한 잉글랜드 구장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앙숙인 맨시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이 이런 영광을 차지하는데 자신들이 희생물이 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ESPN은 “어쩌면 모든 것이 FA컵 결승과 맨유로 귀결될 수도 있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아래 국내 트레블을 달성하고, EPL 시즌 승점 100을 획득한 유일한 팀이 됐다. 하지만 맨유만이 진정한 트레블을 달성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과연 맨유가 맨시티의 트레블 달성에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FA컵 결승이 더욱 볼만해진 이유다.

맨시티는 맨유와 결전에 앞서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 바로 챔피언스리그 14회 우승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다. 맨시티는 5월10일(오전 4시·한국시간) 레알과 4강 원정 1차전, 5월18일(오전 4시) 4강 홈 2차전을 치러야 한다.

지난 시즌에도 두팀은 4강전에서 만났다. 그러나 맨시티는 홈 1차전에서 4-3으로 이기고도 원정 2차전에서 1-3으로 지는 바람에, 합계전적 5-6으로 결승 문턱에서 쓴맛을 봤다.

맨시티가 이 고비를 넘기면 6월1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AC밀란-인터밀란의 4강전 승자와 만나게 된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이전인 5월28일 맨시티는 브렌트포드와 EPL 시즌 최종전을 원정경기로 치른다. 여기서 EPL 우승이 결정될 수도 있다.

EPL에서 아직 7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음 세 경기는 정말, 정말 중요하다. 매 경기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리그 테이블에서 아스날에 뒤처져 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3회 연속 EPL 우승,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사상 첫 우승에다 트레블 등 위대한 업적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맨시티는 현재 전체 대회를 통틀어 17경기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