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서울 | 김병호 기자] NH투자증권 천연가스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이 상장유지되면서, 업계에서 ‘웃픈’ 상황이 발생해 주목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최근 인도분 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1MMBtu(열량 단위)당 2달러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급락했다. 레버리지 ETN 지표가치도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2일 장마감 기준 국내 9개 증권사 중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을 제외한 7개사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급락하자, 이를 2배로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한 조기 청산·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은 지난 2일 상장 폐지에 돌입했으며, 나머지 5개사 ETN도 오는 7일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라서 장마감 기준 실시간 지표가치 1000원 미만 ETN은 조기청산·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 규정은 ‘동전주’로 전락한 ETN에 과도한 투기 수요가 몰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2020년 7월 도입됐다.
그런 가운데 NH투자증권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의 경우 마감 당시 가격은 930원으로 조기청산·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되지만, 거래를 유지하면서 주목받았다.
삼성증권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은 당시 지표가치가 1000원 이상을 유지해 조기청산 요건을 면했다. NH투자증권 ETN은 투자설명서에 조기 청산 요건 약정이 빠지면서 상장이 유지된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NH투자증권은 상장 당시 실무자가 투자설명서에 조기청산 약정 내용을 빠뜨렸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투자설명서에 조기청산 관련 문구를 넣어야 한다는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이 있었지만, 첫 발행한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이라 실수가 있었다는 것.
NH투자증권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약정내용에 따라 만기인 2025년 10월까지 거래가 유지될 예정이다. 만기까지 유지될 경우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다른 증권사 ETN대비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현재 타사 ETN의 경우 만기 전 조기청산으로 평가손실이 확정된 상황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NH투자증권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 상장이 유지된다면 규정에 대한 형평성에 어긋난 상황”이라며 “NH투자증권의 실수로 약정이 빠져서 상장이 유지될 경우 손실에 대한 책임 유무도 확실히 해야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상승하면 일일 상승률 2배 수익이 나지만,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도 2배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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