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콜린 벨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벨 감독은 다음달 호주·뉴질랜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소집 훈련 명단 31명을 발포했다. 지소연(수원FC),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튼), 이영주(마드리드CFF), 장슬기(인천 현대제철) 등 핵심 전력들을 물론, 새 얼굴 5명도 함께 포함됐다.
그 가운데 고교생만 3명이다. 2007년생인 케이시 유진 페어(플레이어스 디벨로프 아카데미·미국)를 비롯해 원주은 권다은(이상 울산 현대고)이 뽑혔다. 선입견 없이 오로지 ‘실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수를 선발했다.
권다은(15세 309일)은 지소연(15세 219일)에 이어 남녀 통틀어 역대 최연소 A대표팀 발탁 순위 2위에 올랐다. 케이시 페어 역시 16세 이하(U-16) 대표에서 활약한, 신장 171cm에 저돌적인 돌파와 득점력이 장점으로 꼽히는 선수다.
모두 성인 무대를 밟기도 전에 대표팀에 승선하는 영광을 누린 것. 하지만 벨 감독의 이러한 깜짝 발탁은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간 벨 감독은 프로 경기는 물론 연령별 경기까지 방방곡곡을 다니며 선수들을 지켜봤다. 지난해 포항여전고에 재학 중이었던 배예빈(위덕대)은 물론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천가람(화천KSPO) 등 어린 자원들을 줄곧 선발해왔다.
벨 감독은 “훗날의 여자축구를 위해 어린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매번 말하곤 한다. 이들은 이후에도 A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돼,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면서 벨 감독의 미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제부터는 경쟁이다. 물론 벨 감독이 그동안 다져온 큰 틀은 변하지 않겠지만,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에 또 다른 ‘깜짝 발탁’이 있을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이번 명단을 공개하면서 벨 감독은 “능력만 보여준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월드컵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에 훈련과 경기에 100%로 임해야 한다. 모든 선수는 23명 최종명단에 들기 위해 매일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오는 18일부터 23일까지 파주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차례로 입소한다. 그리고 내달 8일 아이티를 상대로 월드컵 출정 경기를 치른 뒤 최종 엔트리 23명을 확정,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는 호주로 떠난다.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벨 감독에게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kkang@sportsseoul.com